'커리어 끝판왕' 김정균 감독이 가장 원했던 것..."우승으로 팬분들 웃게 하고 싶었다" [오!쎈 인터뷰]
[OSEN=항저우(중국), 정승우 기자] "오늘 원했던 것 하나는 팬분들을 웃게 만드는 거였습니다."
김정균(38)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9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결승전 대만과 경기에서 '쵸비' 정지훈을 포함한 선수 전원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2-0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몸살 여파로 출전하지 않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그룹 스테이지부터 8강, 준결승, 결승까지 전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무결점 경기력으로 무실 세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완성했다. 아울러 e스포츠 정식정목 중 가장 관심을 받은 LoL 아시안게임 초대 우승국이 됐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정균 감독은 "대회가 1년 연기되며 국가대표 감독직을 2년 맡았다. 굉장히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맡게 됐다. 이렇게 이기고 금메달을 따게 됐다. 감독으로서 목표를 달성해 굉장히 행복하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정균 감독은 인터뷰 중 내년 1월 둘째를 출산한다는 깜짝 소식도 밝혔다. 다음은 김정균 감독의 일문일답.
아침에 눈 뜰 때 기분이 어땠나. 우승 느낌이 왔나.
-절대. 오히려 그런 생각 안 했다. 개인적으로 중국전보다 중국 다음에 만나는 대만 팀을 만날 때 더 주의를 기울였다. 안심했을 때지는 경우가 많다. 굉장히 많은 걱정을 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경기장 도착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제가 상혁이가 아니기 때문에 상혁이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어렵다.
감독님 목이 많이 쉰 것 같다.
-여기 올 때 말을 많이, 계속 한다. 그래도 이렇게 감독으로서 목표를 달성하고 인터뷰를 하게 돼 너무 행복하고...그냥 좋다.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1세트 끝나고 선수들에게 해준 말씀은.
-게임 얘기 짧게 했다. 다음 게임 어떻게 할지, 2세트 지더라도 3경기 블루 진영에서는 무조건 이길 수 있으니까 편하게 하라는 이야기 해줬다.
2세트 초반 손해를 좀 봤다. 걱정되셨나.
-상대 사거리가 짧았다. 후반에 가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3경기까지 가더라도 블루 진영에서 하면 저는 무조건 이길 자신이 있었다. (경기) 편하게 봤다.
킬 스코어, 골드를 보면 골드는 조금씩 앞서고 있었다. 쵸비 선수가 집중 견제를 많이 받았는데 그래도 되게 잘해줬다. 마음 편하게 봤다. 나머지 팀원들도 너무 잘해줘서 너무 좋았다.
(질문자의) 와이프가 감독님 슈트 핏이 되게 좋다고 말했다.
-오늘 되게 재미있는게 오기 전에 액뗌 한 번 했다. 제가 구두를 두고 왔다. 그래서 지금 운동화다. 구두를 신고 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코디는 누가 해주나.
-제가 직접. 입던 거 그대로 입는다.
금메달이 선수들에게도 정말 큰 의미겠지만, 프로 감독으로서 워낙 많은 커리어를 쌓은 감독님께도 남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다.
-솔직하게, 우승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커리어도 제일 많이 쌓은 스타일인데 주변에서는 솔직히 (국가대표 감독직을) 많이 말렸다. 많은 팀들의 오퍼도 받았다. 다 거절하고 국가대표 감독만 집중하려고 했다.
나중에는 (프로) 팀에 안 들어간 걸 후회는 하겠지만, 이번 연도는 그냥, 이번 연도만큼은 그냥 멋있게 이거 하나만 잘 끝내고 싶었다. 이제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고 너무 행복하다.
커리어 하나 더 쌓으셨다.
-지금 이런 얘기 하면 어떻게 보면 재수 없을 수 도 있지만, 지금까지 제 커리어가 굉장히 좋아서 하나 더 생긴다고 제 평가가 어떻게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아시안게임 출발 전 미디어 데이에서 '이렇게 좋은 선수들 전부 기용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말하셨다. 이런 팀을 이끌어본 소감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어서 좋았지만, 일단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목표 달성한 것이 가장 큰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당연히 너무 좋았다.
가장 큰 위기는 언제였나.
-제일 힘들었을 때는 합류 전이었다. 왜냐하면 선수들이랑 대화도 할 수 없고 혼자 끙끙대는 스타일이라...합숙 전까지가 너무 힘들었다. 막상 합숙하고 나면 선수들과 같이 있어서 플레이적인 문제점 등 계속 대화할 수 있어서 오히려 합숙 후엔 되게 좋았다.
눈시울이 붉어지시는 것 같다.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전부터 일할 때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무것도 안 하고 가족들과 같이 있는 거였다. 여기서 처음으로 이야기하는데 둘째가 내년 1월 출산이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처음 얘기하는 건데 둘째가 내년 출산이라 빨리 집에 가서 집사람 마사지 해주고 싶다. 배 만져주고 싶다. 사랑합니다. 집사람.
쵸비 선수를 상당히 믿는 모습을 보여줬다.
-니코와 라인전을 할 때 상당히 힘들었다. 선수 개인 한 명을 믿는 것보다 선수단 전체를 다 믿었다. 결국 본진 파괴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게임이다. 상대가 그런 픽을 가져가면 미드는 힘들겠지만, 중후반 밸류 등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상대는 사거리도 짧았고 강제 이니시도 해야했다. 이런 부분에서는 다 좋았다. 한 달 동안 모든 조합을 다 해봤다.
뭐가 좋다, 나쁘다, 티어를 나눌 수는 있지만, 이렇게 하면 무조건 이길 거라 생각했다. 근데 (쵸비가) 정말 궂은 역할을 잘해줘 너무 고맙다.
4강 중국전과 오늘, 언제가 더 기쁜가.
-당연히 지금, 우승했을 때다. 4강보다 결승전을 더 고민했다. 항상 강팀 이긴 뒤에 지는 경우가 많았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 마디.
-감독으로서 승리했을 때, 우승했을 때만 이런 인터뷰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 인터뷰를 굉장히 좋아한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는 되게 힘들지만, 누구보다 많이, 정말 간절하게 열심히, 이렇게 목표 달성하는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오늘 원했던 하나는 팬분들 웃게 해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전에 이렇게 표현했는데 이 시간만큼은 좀 웃으셨으면 좋겠다.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 추석이다.
-즐겨운 추석 연휴 되셨으면 좋겠다. 정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선수들 정말 열심히 했다. 이 시간만큼은 다 같이, 정말 모든 분들이, 경기를 보신 모든 분들이 웃고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상대방을 웃게 만드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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