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 더 그리운 북녘 고향...메타버스로 구현
[앵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연휴에 오히려 더 외로운 분들, 바로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입니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이 최근 이산가족의 사연을 바탕으로 북녘 고향을 메타버스로 구현했는데요.
최두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1950년 12월, 6·25 전쟁으로 고향인 평안남도 진남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김병모 할아버지.
9살의 앳된 소년은 어느새 팔순이 넘은 백발의 노인이 됐습니다.
추석처럼 명절이 다가오면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여동생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김병모 / 이산가족 : 갈 고향이 없죠. 성묘, 우리 할아버지 산소 기억나는데 갈 길이 없죠. 다른 사람은 즐거워했지만, 그 속에 앉아서 눈물 흘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명절 때 그렇게 고향 생각,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피난길에 어렵사리 챙긴 단체 사진 속 어머니 얼굴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어쩌다 어머니의 손때 묻은 천 조각과 어머니 손글씨가 빼곡한 책을 펼쳐 들 때면 눈물을 참을 길이 없습니다.
북녘땅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여동생의 이름은 김정렬, 여전히 생사조차 모릅니다.
최근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은 '이산가족의 날'을 계기로 할아버지의 기억 속 고향을 메타버스 기술로 구현했습니다.
가상 공간에서 할아버지는 북녘 고향인 진남포에서 토끼에게 줄 먹이를 찾으러 다니는 앳된 소년으로 돌아갑니다.
[김병모 / 이산가족 : 고향 집 뒷동산 보면서 아 그래도 못 가보지만 저걸 보면서 그래도 내 고향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겠다. 고향 집에 갔다 온 생각이 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통일교육원은 이런 메타버스 콘텐츠로 미래세대가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체 이산가족 13만여 명 가운데 생존자는 4만여 명.
이산가족 고령화로 북녘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가지만,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의 시계는 5년 전에 멈춰져 있습니다.
YTN 최두희입니다.
YTN 최두희 (dh02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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