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스포츠 두번째 금메달…LoL 국가대표팀 '드림팀'인 이유[항저우AG]
中 리그 제패한 카나비·룰러도 우승 견인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에서 두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종목에서다. 중국 대표팀과의 4강전, 뒤늦게 발표된 경기 버전, 선발 경쟁 등 다양한 이슈가 불거졌지만 모두 이겨내고 가장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려가 큰 건 그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롤 프로 리그인 LCK와 중국 프로 리그 LPL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인 선수들만을 모았다.
모든 팀에는 정해진 예산이 있다. 롤은 탑·정글·미드·원거리 딜러·서포터 다섯 라인의 선수를 갖춰야 게임을 할 수 있다. 팀 색깔에 따라 힘을 줄 라인은 주고, 일부 라인은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
이번 국가대표 팀에선 꿈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모든 라인에 가장 좋은 지표를 기록한, 가장 비싼 선수들을 모았다.
그 중심엔 페이커(이상혁·27)와 쵸비(정지훈·22)가 있었다. 두 선수는 같은 미드라이너로, 매 경기마다 어떤 선수가 출전할 지 팬들뿐 아니라 상대 팀의 이목이 집중됐다.
'페이커'는 이름만으로 많은 게 설명된다. 롤이란 게임은 몰라도 페이커 닉네임을 들은 이들이 다수다.
데뷔 10년차를 맞은 페이커는 여전히 현역이다. 세월만큼 인기도 축적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차 중국 땅을 밟자마자 중국 보안요원,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 팬 모두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22일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 입국장엔 100여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고, e스포츠협회에서 준비한 경호원까지 출동했다.
현장에선 이강인 등 기존 스포츠 스타를 웃도는 인기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같은 미드라이너인 쵸비는 8강부터 감기몸살로 출전하지 않은 페이커를 대신해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현재 실력 최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LCK 리그에선 페이커를 상대로 3연속 우승했다.
국제전 트로피와 유독 연이 없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혈을 뚫었다.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카나비(서진혁·22)와 룰러(박재혁·24)도 이번 아시안게임의 핵심이다.
프로게이머 데뷔 초반 일찍 중국으로 건너간 카나비는 '중최정(중국 최고의 정글러)'라는 평가를 받는다. LPL 우승 경력만 4회에, 국제전 2023 MSI에서 한국 팀을 격파해 국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원거리 딜러 룰러는 카나비와 같은 징동 인텔 e스포츠 클럽(JDG)에서 뛰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중 한국 대표팀은 '룰러 키우기' 전략을 주로 구사했다. 팀의 자원을 몰아 받으면 그 이상을 보답하는 선수여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선 눈물을 흘렸다. 당시 국가대표로 출전해 중국을 상대로 패배했다. 4강전에서 5년 전의 복수를 한 룰러는 "트라우마를 식힐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대표팀의 막내 라인은 제우스(최우제·19)와 케리아(류민석·20)다. 두 선수 T1 소속으로 이번 대회를 함께했다.
제우스는 팀이 필요할 땐 칼이 되기도, 방패가 되기도 한다. '제우스'라는 닉네임답게 번개를 다루는 챔피언의 숙련도가 높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그간 선호하지 않았던 '잭스'라는 챔피언을 준비하기도 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케리아의 롤 개인 계정 닉네임은 '역천괴(역대급 천재 괴물)'다. 원거리 딜러를 보조해 성장시키고, 어두운 맵 시야를 잡고, 필요할 때 이니시를 걸어야 하는 서포터지만 그 이상을 보여줘서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기반으로 예상치 못한 챔피언을 기용해 지난 LCK 2023 스프링 시즌 메타(시류)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선수들은 e스포츠 대표 중 군 면제 혜택을 가장 처음으로 받게 됐다. 앞선 금메달리스트 리자드(김관우·44)는 1979년생으로 이미 군대를 다녀와서다. 프로게이머의 주요 리스크로 꼽히는 '군 복무'를 해소해 선수들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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