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출현’ LoL 대표팀, 전 경기 무패 행진 AG 초대 챔피언 ‘접속’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이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결승 대만과 경기에서 2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항저우 협곡에 한국을 막을 팀은 없었다. 그야말로 ‘전설의 출현’이었다.

한국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은 29일 중국 항저우 이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결승 대만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초대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사실 이번 한국의 금메달은 사실상 28일 열린 준결승에서 결정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세계 최강을 두고 다투는 한국과 중국이 준결승에서 맞붙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앞서 리그오브레전드가 시범 종목으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0으로 중국을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방에서 초대 챔피언을 차지하기 위해 한국보다 한 달 먼저 합숙 훈련까지 했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리그오브레전드 최강은 한국임을 증명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홍콩-카자흐스탄(이상 예선)-사우디아라비아(8강)-중국(4강)-대만(결승)을 꺾으며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실제 이날 결승에서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징동 게이밍), ‘쵸비’ 정지훈(젠지), ‘룰러’ 박재혁(징동 게이밍), ‘케리아’ 류민석(T1)을 내보낸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관심을 모았던 ‘페이커’ 이상혁(T1)은 출전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부진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던 룰러 박재혁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팀 내 공격력을 책임지는 원거리 딜러 포지션인 박재혁은 28일 중국전에서 같은 포지션의 ‘엘크’ 자오자하오(빌리빌리 게이밍)를 압도하며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대만전에서도 박재혁은 결정적인 한타 싸움마다 화끈한 공격력을 보이며 초반에 다소 불리하게 출발했던 2세트를 뒤집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이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채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김정균 대표팀 감독의 지도력도 빛났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타성이 큰 페이커 이상혁과 쵸비 정지훈의 주전 경쟁 문제 등의 이슈에 깔끔하게 대처하며 외부 논란을 최소화했다. 또 중국과 2세트 등에서 보여준 이른바 ‘밴 픽’(상대가 뽑을 수 있는 캐릭터를 제한하는 것)에서도 상대 허를 찌르는 전략을 보여주며 지략 대결에서 압승했다.

한편 이번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한국 이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병역 혜택도 받게 된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페이커 이상혁은 공익근무요원 장기대기로 이미 군 면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