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패한 북한 농구팀 관계자 “북한이라 부르지 말라”며 발끈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 스타디움 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C조 2차전에서 한국에 62대81로 패한 북한의 정성심 감독과 강향미가 참석했다.
한 한국 취재진이 “북한 응원단이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줬는데 어떻게 느끼셨는지 소감이 궁금합니다. 또한 국제 대회에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음식이 입에 맞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물었다. 정치적이지도 않은 가벼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통역을 위해 함께 참석한 북한 관계자가 정성심 감독의 말을 막았다.
그는 영어로 “우리는 ‘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D.P.R. 코리아다. 당신이 우리를 ‘North Korea’라고 칭한 것은 좋지 않다. 아시안게임에선 모든 나라에 정확한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내 말이 맞지 않나?”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북한’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하며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넘어갔다.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한국 취재진이 ‘북한’이라고 칭할 때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정확한 표현을 해달라고 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 2009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한국을 찾은 김정훈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도 “우리 팀의 정식 명칭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축구팀이다”면서 “정확한 표현으로 축구팀에 대한 질문을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외신 기자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농구 단일팀으로 출전했다. 미래에도 기회가 있다면 그럴 의향이 있는가”라고 한 질문에도 북한 관계자는 끼어들었다.
그는 “이건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 이번 경기와 관련이 없다고 봅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남북전을 앞두고 긴장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정성심 감독은 “긴장된 것도 없고 두려운 것도 없었다. 다만 국제경기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실수가 좀 많았다. 그래서 약간 경기가 잘 안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29점을 넣으며 활약한 205cm의 센터 박진아에 대해선 “아시아 쪽에선 가장 키가 큰 축에 속한다”며 “이번 대회가 첫 국제경기였는데 전혀 신심을 잃지 않았다. 아주 좋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더 많은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강향미는 “제19차 아시아올림픽경기에 참가하게 된 것을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오늘 우리 팀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못했는데 앞으로 경기 준비를 잘해서 훌륭한 경기 모습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심 감독은 “이번 경기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주신 중국측 많은 동지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오늘 경기가 잘 안됐는데 경기라는게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며 “우리는 신심을 잃지 않는다. 앞으로 훌륭한 경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관위, 현수막에 ‘내란공범’은 OK…’이재명 안 된다’는 NO
-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햄버거 계엄 모의’...예비역 대령 구속
- ‘검사 탄핵’ 해놓고 재판 ‘노 쇼’한 국회…뒤늦게 대리인 선임
- “너무 싸게 팔아 망했다” 아디다스에 밀린 나이키, 가격 올리나
- 24년 독재 쫓겨난 시리아의 알-아사드, 마지막 순간 장남과 돈만 챙겼다
- 검찰, 박상우 국토부장관 조사...계엄 해제 국무회의 참석
- 공주서 고속도로 달리던 탱크로리, 가드레일 추돌...기름 1만L 유출
- “이제 나는 괜찮아, 다른 사람 챙겨줘” 쪽방촌 할머니가 남긴 비닐봉지
- 구찌, 국가유산청과 함께 제작한 경복궁 교태전 벽화 한시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