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결은 센터 싸움, 박지수와 한국이 웃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에선 북한이 큰 주목을 받았다. 3년여 만에 국제 무대로 돌아온 북한이 조별리그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전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대만과 첫 판에서 51점을 쓸어담은 최장신 센터(205㎝) 박진아(20)가 있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에서 경쟁을 벌이는 한국도 박지수(25·KB)라는 든든한 기둥이 버티고 있는 터라 29일 ‘남북 대결’은 센터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이 박진아를 중심으로 매섭게 몰아쳤다면, 한국은 박지수가 버티는 동시에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보태면서 쫓아가는 그림이었다. 결과도 선수보다 팀이 위대하다는 진리처럼 한국이 81-62로 웃었다. 2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10월 1일 대만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아시안게임에서 성사된 첫 구기 종목의 남북 대결은 담백한 한 판의 승부였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단일팀으로 참가해 서로 안면이 있는 선수들도 적잖았지만 경기에만 집중했다. 초반 분위기는 북한이 좋았다. 한국은 박진아를 막지 못하면서 1쿼터 11-21로 끌려갔다. 골밑에서 버티는 박진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1쿼터 실책이 무려 6개나 속출한 게 아쉬웠다.
사실 박진아는 5년 전 남북통일농구에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 15살인 그 때 이미 205㎝까지 자란 그는 세월이 흘러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활약했던 어머니 리경숙의 기술까지 몸에 익혔다. 큰 키로 잡아내는 리바운드 뿐만 아니라 매끄럽게 돌아서는 골밑 공격은 구력이 겨우 8년이라 믿기지 않는 수준이었다. 기록만 따진다면 29점 17리바운드로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국도 박지수가 골밑에서 버티고, 이해란(삼성생명)이 야투로 힘을 보태면서 22-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소희(BNK)의 3점슛까지 폭발한 한국은 김단비과 박지현(이상 우리은행)이 힘을 보태면서 전반을 33-25로 앞선 채 마쳤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후반 들어 외곽 공격과 속공을 묶어 두 자릿수 점수차를 유지해 손쉽게 승리를 결정지었다. 골밑에서 고군분투한 박지수는 18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 3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4쿼터 막바지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벤치에 물러난 것이 옥에 티였다.
김단비는 경기가 끝난 뒤 “(박)지수가 자신보다 큰 선수와 부딪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며 “실력에선 지수가 더 낫다고 본다. 오늘 경기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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