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최원준 없어도 KIA 외야 죽지 않아…테스형과 이창진 슈퍼캐치 ‘5할 지킴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테스형과 이창진이 몸을 날렸다. 팀이 어려운 상황일 땐, 역시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
KIA는 어쨌든 나성범과 최형우 없이 잔여시즌을 치른다. 최원준도 항저우아시안게임에 갔다. 외야 뎁스가 리그 최강인 건 맞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외야 주전 2인방과 지명타자가 빠져나간 뒤 KIA 타선은 그럭저럭 괜찮다. 늘 기복은 있을 수 있고, 폭발력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어쨌든 홈런과 장타, 폭발적 클러치능력을 매 경기 기대하긴 어렵다. 29일 고척 키움전서 타선이 또 한번 폭발했지만, 상대가 최하위 키움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KIA가 5강을 사수하고 가을야구에 가려면 결국 수비와 주루가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이 부분을 상당히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외야에서 두 차례의 호수비가 눈에 띄었다. 소크라테스는 4번 중견수로 출전해 타석에서 홈런 포함 4안타 3타점 3득점이 돋보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수비가 의미 있었다. 6-3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서, 대타 예진원의 타구였다.
소크라테스는 뒷걸음하며 타구를 쫓아갔다. 2사라서 깊숙한 수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침착했고, 몸을 날려 처리했다. 이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졌다면 주자 3명 모두 홈을 밟을 가능성이 컸다. 이후 6회 6득점 빅이닝이 나오면서 승부를 갈랐다. 알고 보면 소크라테스의 슈퍼캐치가 4타점 이상의 순도가 있었다.
7번 좌익수로 나선 이창진도 몸을 날렸다. 12-3으로 앞선 6회말 1사 1,2루 위기. 스코어가 크게 벌어졌지만, 대량실점을 할 경우 7~9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 이창진은 키움 로니 도슨의 빗맞은 좌선상 타구에 몸을 날렸다. 다리부터 슬라이딩을 하며 타구를 걷어냈다. 인조잔디라서 부상 위험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역시 이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졌다면 페어였으며, 주자 2명 모두 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컸다. 누상의 김병휘와 송성문의 주력이 느린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창진의 이 호수비는 KIA가 경기후반을 편안하게 운영하는 단초가 됐다.
아울러 호수비 당시 마운드를 지킨 임기영(5회)과 장현식(6회)은 9월 들어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이런 호수비로 평균자책점도 관리하고, 패이스도 올릴 수 있다. 두 사람이 소크라테스와 이창진의 호수비를 가장 반겼을 것이다.
이창진은 28일 창원 NC전서도 파울 지역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전력으로 쫓아가다 유격수 박찬호와 충돌하기도 했다. 다행히 둘 다 부상은 없었다. 그날 KIA는 3-18로 대패했지만, 이창진의 팀 퍼스트 마인드는 돋보였다. 야구는 때때로 안타 하나보다 호수비 하나로 경기 흐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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