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장일 노리는 악덕 기업들…황금 연휴 ‘올빼미 공시’ 주의보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9.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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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추석 연휴 휴장에 들어간다.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연휴마다 기승을 부리던 ‘올빼미 공시’가 이번 연휴에도 쏟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좀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어린이날 연휴 직전인 지난 5월 4일 장 마감 이후 공시는 총 156건의 공시가 나왔다.

일상적인 공시도 있지만 투자자들을 특히 노심초사하게 하는 건 ‘올빼미 공시’다. 올빼미 공시는 상장사가 연휴 전날 또는 연말 증시 폐장일의 장 마감 후 시간대 등 투자자의 주목도가 낮은 시점에 자사에 불리한 악재성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시점보다 슬그머니 악재를 넘길 수 있어 올빼미 공시라고 불린다.

지난 어린이날 연휴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포바이포와 산돌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공시를 올렸고, 윈텍과 서울리거는 각각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 사실을 공시했다.

올빼미 공시는 연휴 기간을 앞두고만 발생하지 않는다. 새해 개장 당일에도 올빼미 공시에 대한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 최근 비상장사로 돌아간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2100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사건 관련 공시도 작년 새해 개장일이었다.

이날 오스템임플란트는 개장 직전인 오전 8시 35분 자금관리 직원이 자기자본 91.81%에 해당하는 1880억원을 횡령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거래가 정지됐던 오스템임플란트는 이후 경영권 분쟁까지 겪으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처럼 올빼미 공시는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상장사들의 오래된 악습으로 투자자들의 골머리를 썩혀 왔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부터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올빼미 공시를 한 기업들의 명단을 연휴 직후 공개해 오고 있다. 거래소는 올빼미 공시에 해당하는 공시를 연휴 직후인 오는 4일에도 전자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재공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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