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 모양 손가락 욕 만들어…예수 향해 뻗은 이유가 있다? [사색(史色)]
[사색-41] 타임머신을 탄 당신. 떨어져 보니 중세 유럽의 한 가운데입니다. 당신의 세련된 옷차림과 최신 유행의 머리 모양을 보고 여러 사람이 조롱하고 있었지요. 짓궂은 아이들은 돌멩이를 던지면서 깔깔깔 웃습니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순 없지만, 명백한 조롱이 느껴집니다. 집단 괴롭힘이 시작되면서, 당신의 분노도 한계에 달합니다. 가장 깐죽대는 한 녀석의 면전에 가운뎃손가락을 폈습니다. “엿이나 처먹어.”
보디랭귀지는 만국 공용어로 통한다지만 시대별로 그 모습은 조금 달랐습니다. 손가락 욕의 변천사를 사색합니다. 한가위를 맞아 가족 간 욕짓거리를 하지 않길 바라는 일종의 ‘액땜’ 콘텐츠입니다.
고대 그리스 희곡 ‘구름’에도 가운뎃손가락 욕설에 대한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희극의 아버지’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작품이지요. 그는 당대의 모든 영웅과 유명인을 조롱하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리스 신화 영웅 헤라클레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그의 먹잇감이었지요.
가운뎃손가락 욕이 문서로 다시 기록된 건 100년 후였습니다. 기원전 313년 전 쓰인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책에서였습니다. 개처럼 본성 그대로 살자는 ‘견유학파’의 거두 디오게네스의 일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디오게네스는 그리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지칭했지요. “저 선동적인 정치인”이라고 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음란한 손가락을 묘사함으로써, 악한 기운을 내쫓고자 하는 것이었지요. 고대 로마 곳곳에 성기 동상이 세워진 이유와 같습니다. 이를 로마인들은 ‘파시눔’이라고 했었지요. 캔자스 대학교 고전학 교수인 앤서니 코베일은 이야기합니다.
“발기한 남근을 나타내는 이 제스처는 대상자에게 성적 위협을 전달하는 동시에 원치 않는 요소를 무력화하는 수단이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욕입니다. 엄지손가락을 둘째와 셋째 사이에 넣는 손가락 모양은 우리 문화에서도 왕왕 사용하기 때문이었지요. 여성의 성기에 남성의 성기를 넣는 모양을 상징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성적인 것은 모욕의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이지요.
신성로마 황제였던 그는 밀라노에서 적에게 패했습니다. 도시를 점령한 반란군은 베아트리체 황후를 노새에 거꾸로 태웠습니다. 노새의 엉덩이를 보게 하는 자세로 도시를 지나가도록 함으로써 치욕을 주기 위한 것이었지요.
16세기 유럽 회화에는 이 손짓이 담긴 그럼이 여러 남아있습니다. 예수를 조롱하는 그림이 대표적입니다. 짓궂은 표정의 대중이 예수에게 손가락 욕을 날리는 모습이지요.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조롱과 멸시를 당했는지를 묘사합니다. 그만큼 이 손가락 욕이 가진 부정적 에너지도 크다는 의미이지요.
ㅇ중지를 치켜드는 욕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다.
ㅇ남성의 성기로 조롱하자는 의미였다.
ㅇ중세에서는 성교하는 모양의 손가락으로 욕을 했다.
ㅇ한가위에는 손가락 하트로 사랑을 나누시기를.
<참고 문헌>
ㅇ데즈먼드 모리스, 포즈의 예술사, 을유문화사,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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