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축을 사랑한다면...연휴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10월 29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명절 연휴, 도시와 건축을 통해 미래 서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거대한 건축 문화 전시장이 된 서울을 누벼보는 건 어떨까.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국제적 규모로 열리는 도시건축 분야 학술ㆍ전시 축제인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지난 1일 개막한 서울비엔날레는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발마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를 주제로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 시청 시민청 등 주요 전시 공간에서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여 개 건축 비엔날레 가운데 건축에 더해 도시 문제까지 다루는 비엔날레로는 손꼽히는 행사다. 크게 △주제전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게스트시티전 △현장프로젝트전으로 구성됐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조망하는 서울
이번 비엔날레는 실내 전시장에서 벗어나 '열린송현녹지광장'이 전시 무대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면적이 3만6,900㎡로 서울광장(6,499㎡)의 6배, 축구장(7,140㎡)의 5배에 달한다. 행사를 위해 탁 트인 녹지광장에 경복궁 등 궁궐과 빌딩, 도로는 물론 멀리 북악산과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임시 건축물 '하늘소(所)'를 조성했다. 이곳은 서울의 산길, 물길, 바람길을 조망할 수 있는 상징적 장소다.
하늘소 서쪽에는 지름 18m, 높이 3m 규모로 한옥파빌리온 '짓다'가 들어섰다. 바깥이라는 불안한 외부 환경과 삶을 보호하는 듯한 내부 공간이 대비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짓다' 제작에는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조정구 건축가, 한옥건축명장 정태도 대목, 조경 전문가 한규희 등이 참여했다. 파빌리온에 사용된 목재, 초석, 구들 등은 다른 한옥에 사용됐던 오래된 부재를 재활용한 것.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00년 후 서울이 궁금하다면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은 서울 주요 지역의 개발 비전을 제시한 프로젝트 전시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땅소'에서는 '서울 그린 네트워크'라는 제목으로 100년 후 서울의 친환경 고밀도시를 그리는 유형별 마스터플랜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공모전으로 선정된 40개 팀의 유형별 마스터플랜과 국내외 유수 건축상 수상자 스노헤타, MVRDV, 조민석, 프란시스코 레이바 등으로 구성된 초청작가 14개 팀의 다양한 연구 성과물이 전시된다.
그 가운데 미국 건축회사 RIOS가 제시한 국내 최대 부촌 강남구 압구정동의 밑그림이 시선을 끈다. RIOS는 한강으로부터 3, 4개의 브랜치를 나눠 일상생활에서 수변이 매개체가 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또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3, 4개 배치하고 그 사이에 공용공간을 만들도록 하는 설계도 흥미롭다.
세계 건축 대가들이 그리는 도시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는 '게스트시티전' 패러럴 그라운즈(PARALLEL GROUNDS)를 만날 수 있다. 땅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구성한 도시 사례를 소개하고 이미 실현됐거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자리다.
임진영 오픈하우스 대표와 염상훈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가 공동 큐레이터로 진행하는 패러럴 그라운즈에서는 세계 도시공간의 고밀도화·다층화 사례를 선보인다. 독일 함부르크, 미국 뉴욕, 스위스 바젤 등 세계 29개 도시의 프로젝트와 도미니크 페로, 위르겐 마이어, 헤르초크 앤 드 뫼롱 등 해외 건축상 수상자의 주요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2024년 파리올림픽 준비과정을 통해 탄소 절감과 도시 혁신을 꾀하는 그랑파리와 보트아일랜드 사례 등 이미 실현됐거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도시의 밀도와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자리다.
시민과 호흡하는 건축물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진행하는 '현장 프로젝트'는 시민 참여형 전시다. 수천 개 렌즈와 AI(인공지능) 이미지를 활용해 100년 후 서울 모습을 모자이크 한 '리월드(Reworld)'와 서울 지형을 드로잉으로 형상화한 '서울 드로잉 테이블(Seoul Drawing Table)' 등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건축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단절된 땅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로 이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엔날레는 모두 무료 전시이며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 메타버스 전시, 다양한 시민참여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2023.seoulbiennal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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