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중독환자 3분의 2 ‘의도적’…진통제·수면제가 절반 이상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3. 9.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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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응급실을 찾은 중독환자의 3분의 2는 자살이나 자해 목적 등으로 ‘의도적으로’ 독성물질에 노출된 환자로 조사됐다. 주요 노출물질은 진통제, 진정제, 수면제 등을 포함한 ‘치료약물’이 절반 이상 차지했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벌이고 1차년도 보고서를 벌이고 1차년도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내 중독환자가 연간 10만명 안팎에 총진료비는 578억원(2021년 기준·건강보험통계연보)에 달하는 등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관련 정책 수립에 근거를 마련하고자 이번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기간 15개 참여 응급실을 찾은 중독환자는 모두 5997명이었다. 절반 가까이(45.8%)가 중증 중독이었고, 102명(1.7%)은 끝내 사망했다.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고, 연령별로는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이었다.

주요 노출 물질은 진통제, 진정제, 수면제 등을 포함한 ‘치료약물’이 51.5%로 절반 이상이었다.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에선 ‘치료약물’ 중독 비율이 80.0%로 특히 높았다. 60대에선 치료약물(33.4%) 다음으로 벌, 독버섯 등으로 인한 자연 독성물질(24.7%) 중독환자가 많았다.

중독 발생 이유를 보면 의도적 중독이 67.2%였고, ‘비의도적’ 중독이 32.1%,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례가 0.7%였다.

의도적 중독엔 대다수를 차지하는 자살이나 자해 목적 중독(전체 중독의 60.7%)과 더불어 의도적인 약물 오용과 과용 등도 포함된다.

사고나 작업장 중독 등 비의도적 중독환자보다 의도적으로 독성물질에 노출돼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가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의도적 중독인 경우 가장 자주 노출된 물질은 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 약제·수면제(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9.2%) 등의 순이었다.

비의도적 중독의 경우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의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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