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일중, 내년초 한중정상회의..新냉전구도 약화 발판되나
중국, 한·일과 외교 강화에 나서면서 북한 레버리지 약화 의도?
한일중, 한중 정상회의 성사시 북러 밀착 견제...외교지략 필요
29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북러가 서로 절묘한 필요성에 의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위반하는 군사 거래 움직임을 보이면서 북한이 전통적 우방국인 중러 사이에서 밀당 외교를 벌이는 가운데 한한령 등으로 냉랭기조를 유지해오던 한중간 관계 복원의 움직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특히 북러 군사분야 밀착외교로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면서 실제로 한중간 관계복원이 이뤄지면 매우 효과적인 견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한일중 정상회의가 이르면 연말쯤 열릴 것으로 예상돼 한중, 나아가 한일중 3국간 북핵 공조가 가시화될 경우 북러밀월에 대한 맞대응 기능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양자 면담을 통해 소통에 나선 것은 대북 협상의 우위를 쥐고 있던 중국이 최근 가속화된 북·러 간 밀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북·러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러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다음 달 평양을 방문한다. 북러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요청과 푸틴 대통령이 수락한 푸틴의 방북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예상과 달리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북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한국에선 국정 2인자인 한 총리가 해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며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중국 측에 보여줬다. 특히 한 총리가 최근 한반도 관련 정세를 설명하면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하자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입장에선 한 총리가 시 주석과 면담을 통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다.
앞서 한국의 차관보 방중을 계기로 고위당국자 면담이 이뤄졌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윤석열 대통령-리창 총리간 회담이라는 일련의 여건조성 과정이 있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북러 밀월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중러 밀당외교라는 셈법에 기반한다"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모두를 대상으로 저울질하면서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셈법이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이어 "하지만 중국이 북중 혹은 북중러를 뛰어 넘어 한중 혹은 한일중 정상회의에 나선다면 북한의 밀당외교나 줄다리기 외교가 원하는 데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도가 조성될 수 있다"며 "북러 밀월에 중국이 조급해져서 북한에게 많은 것을 주려고 결속력 강화에 나서는 게 아니라 되레 한국, 일본과 외교에 나서면 북한의 레버리지는 자연스레 약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북러 밀월도 그 영향력이나 지속성을 크게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나아가 현 국제정치상 양대진영의 대표국가인 한국, 일본, 중국이 외교의 폭을 넓히기 되면 진영화된 신냉전 구도도 약화시키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물론 한일중 정상회의나 한중 정상회의가 개최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중국이 다시 북러 대열에 높은 수준으로 합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예리하게 의제관리에 나서고 이견의 폭이 크더라도 최소한의 합의는 도출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는 외교지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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