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피아노만을 위한 축제’…경기피아노페스티벌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를 꼽으라면 단연 ‘피아노’가 아닐까. 피아노는 그저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나지만, 클래식·재즈·대중음악 등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선율로 쓰임이 많은 매력적인 악기로 통한다. 이 같이 피아노의 무궁무진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피아노만을 위한 축제’가 가을밤을 물들인다.
■ 2011년 국내 최초 단일 악기 페스티벌 ‘피스 앤 피아노’…12년간 호응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최초의 단일 악기 페스티벌인 ‘피아노페스티벌’을 선보이고 있다. 오롯이 피아노에만 집중하는 이 페스티벌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클래식 팬들을 붙잡고 국내 피아니스트들의 경쟁력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특히 한동일, 백건우 등 해외에서 인정받은 국내 1세대 클래식 음악가들이 피아니스트였던 점,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인 점에 따라 피아노의 다양한 면을 선보이기 위해 피아노만의 축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선욱·손열음·박재홍 등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김대진 피아니스트가 축제를 기획, 2011년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피아노축제는 일반인·아마추어가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Stage for you’ 등의 행사를 열어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중 피아노 비전공자를 선발, 연주자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 피아노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또 콩쿠르 수상 경험이 있어야만 연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신인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젊은 음악인과 관객이 만나는 공연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여러 명의 피아니스트들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 협주곡을 펼치는 공연은 피아노축제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경기아트센터의 피아노페스티벌이 12년간 큰 호응을 얻으며, 국내 곳곳에서 다양한 피아노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피아노 연주로만 축제를 이끌어가는 무대는 여전히 아트센터의 축제가 유일하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지난해 중단된 뒤 ‘모두의 기회, 모두의 피아노’로 이름을 바꿔 재탄생한 올해 피아노페스티벌은 제1회 축제부터 총감독·지휘를 맡아 온 김대진 피아니스트가 또 한 번 예술감독을 맡는다.
김대진 예술감독은 “관객은 ‘내가 모르는 연주자지만 이 페스티벌에 나오는 연주자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주자는 ‘이 페스티벌을 통해 인정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페스티벌로 발전했으면 한다”며 “클래식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공연과 해설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 다음 달 4일간 펼쳐지는 피아노 거장·아마추어들의 무대
경기아트센터는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아트센터의 대극장·소극장 등에서 2023 경기피아노페스티벌 ‘모두의 기회, 모두의 피아노’를 선보인다.
먼저 축제의 첫 날인 다음 달 4일에는 ‘오프닝 콘서트: 피아노 오케스트라’가 열린다. 김대진 예술감독을 비롯해 30명의 피아니스트들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 15대의 피아노로 쇼팽의 발라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등을 연주한다. 정통 클래식 음악의 진수로 불리는 ‘운명’은 두 명이 쳐도 합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무대는 피아노의 표현 범위와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색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피아노페스티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아마추어들의 무대도 이어진다. 5일 ‘My Favorite Sonatine’ 무대에선 10명의 일반인·아마추어 피아니스트들이 ‘소나티네 릴레이 콘서트’를 펼친다. 같은 날 선보이는 ‘피아노 콜라보의 밤’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8명과 영재 피아니스트 2명이 콜라보 무대를 선보인다.
6일에는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안드라스 쉬프’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의 곡 중 즉흥적으로 선택해 연주하면서 해설도 선보인다. 특히 7일엔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와 드보르작의 대표곡을 연주해 피날레 무대를 꾸민다. 이 밖에 야외 무대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연주자들의 피아노 버스킹 무대가 마련돼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가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거장급 연주자의 무대부터 버스킹 무대까지 피아노의 다채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축제가 세계 음악가들의 소통의 장이 돼 세계 유명 페스티벌처럼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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