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응시 제한…임신·출산 예외 둬야"

[EBS 뉴스12]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은 졸업하고 5년 동안 모두 5번,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영원히 응시 자격을 잃게 되지만, 응시를 미룰 수 있는 방법도 마땅히 없는데요. 

임신과 출산 등, 시험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한해서라도 유예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로스쿨을 졸업한 누리 씨는 변호사 시험에 2번밖에 응시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던 해가 2020년이었지만 이 기간, 자녀 둘을 낳고 기르게 되면서 시험 준비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누리 로스쿨 졸업생

"허리랑 배랑 하반신도 너무 붓고 해서 그러니까 일반적인 상황이랑은 정말 상황이 되게 많이 다르더라고요. 예상치도 못했던 그런 몸의 무리가 찾아오고 아무래도 첫째, 둘째 다 임신성 당뇨 때문에 되게 힘들었었고…."

임신과 출산은 응시 기간 유예 사유로 인정되지 않아 3번의 기회를 그냥 보내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누리 로스쿨 졸업생

"취득을 못했다는 박탈감 다음으로는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했죠. 제 시험 때문에 온전히 아이들한테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이잖아요. 제 심적으로도 남편도 그런 모습을 지켜봤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김누리 씨는 변호사시험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최근 제기했습니다.

이 법 제7조 2항은 변호사시험 응시 기간과 횟수 제한의 유일한 예외로 군복무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김 씨 측은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도 변호사시험 응시 기간의 시효 중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출산예정일 전후에 변호사 시험이 있는 경우 시험을 치르기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별도 대안은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라는 겁니다.

올해 2월, 헌법재판소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확진자는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했던 변호사시험 공고에 대해 위헌이란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선 변호사 / 법률사무소 이유

"코로나19와 관련된 그 시험 공고는 불가항력적 사유인 감염에 대해서 예외가 없으니까 위헌이죠. 그러면 임신·출산은 불가항력적 사유인데 (응시 유예) 예외가 없으니까 당연히 이것은 역시 위헌 결정이 나와야 한다."

국회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국회의원은 지난 8월 중대 질병이나 임신·출산의 경우 응시 기간을 유예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난 2018년, 여성가족부 역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 제한 규정에 임신과 출산 기간을 예외로 두도록 개정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한 바 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