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먹거리, 어차피 비싸다면 특별하게"…‘O켓팅’ 열풍

권효중 2023. 9.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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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두고 특별한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과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먹거리를 '경험'으로 여기는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결혼해 첫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박모(33)씨는 "첫 명절인 만큼 양가 어른들에게도 좋은 것을 맛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각종 '먹거리 티켓팅'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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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풍성한 추석]③
질 좋은 과일, 특이 품종 '과일 티켓팅' 성행
'약케팅'·'떡케팅' 등 명절 먹거리도 경쟁 치열
"이왕 돈 쓴다면 '맛있고 특별한 것'에 쓰고 싶어"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어차피 다 비싼 거, 추석에는 돈을 좀 더 내더라도 특별한 걸 먹는 게 낫지 않나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특별한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 사이에서는 ‘O케팅’이 화제다. 한정 판매하는 제품에 치열한 경쟁을 뜻하는 ‘티케팅(ticketing)’을 더한 합성어인데, ‘복켓팅’(복숭아+티켓팅) 등 과일뿐만 아니라 ‘약켓팅’(약과+티켓팅), ‘떡켓팅’(떡+티켓팅) 등 수제로 만들어져 수량이 한정된 간식도 인기다. 추석을 앞두고 과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먹거리를 ‘경험’으로 여기는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복켓팅’(복숭아+티켓팅),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고 검색한 결과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직장인 박모(29)씨는 지난 12일 마지막 여름 복숭아로 과즙이 많고, 달콤한 품종인 ‘엘바트 황도’ 복숭아를 샀다. 농장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판매 시간이 공지되면, 선착순으로 주문서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복켓팅’에 참여해야 구매할 수 있다. 박씨는 “선착순에 들었다는 뿌듯함은 물론, 일반 마트에서 구할 수 없는 품종을 체험할 수 있다. ‘복숭아의 신세계’”라며 ‘복켓팅’의 묘미를 설명했다.

사과, 배 등 가을을 맞아 수확되는 과일들 역시 ‘티켓팅’의 대상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부사’, ‘홍옥’ 등의 품종이 아닌 ‘미니 사과’,‘황금 사과’ 등을 위해서라면 선착순 주문이 필수다. 명품 사과라고도 불리는 ‘사일레이트’ 품종의 사과는 특정 농장에서 한정 수량만 재배되기 때문에 맛보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과일뿐만이 아니라 유명 한과 가게와 제과점 등에서 만드는 약과를 구매하기 위한 ‘약켓팅’ 행렬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약켓팅에 참여해봤다는 직장인 이모(30)씨는 “유명한 가게는 30초~1분이면 준비한 수량이 매진된다”며 “블로그, SNS 등에서 ‘약켓팅 꿀팁’을 익혀서 미리 오픈 알람을 설정해놓고, 최대한 빠른 클릭과 결제를 하는 방법 등을 공부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일부 유명한 가게들에서는 이미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약과, 개성주악, 떡 등 전통 간식들을 추가로 생산할 수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일도 눈에 띈다. 중고 거래 사이트, 당근 등 플랫폼에서는 ‘약켓팅 성공…3팩 추가 판매합니다’ 등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정가 1만~1만1000원 수준의 약과 1팩에 5000~6000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지난 3월 결혼해 첫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박모(33)씨는 “첫 명절인 만큼 양가 어른들에게도 좋은 것을 맛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각종 ‘먹거리 티켓팅’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를 전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서라도 특별한 체험을 함께 하는 재미를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다. 직장인 최지은(32)씨는 “SNS나 유튜브 등에서 유명한 제품이고,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보니 이왕 먹을 거라면 조금이라도 맛있는 것에 도전하고 싶다”며 “유명 맛집 ‘오픈런’을 하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먹거리 티켓팅을 통해 작은 성공의 경험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기가 있는 상품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더불어 스스로 티켓팅을 성공하면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러한 체험 자체가 ‘놀이’로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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