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다 풀고 OMR 마킹 못한 중학생 '0점'…법원 "처분 정당"

홍효진 기자 2023. 9. 29. 08: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간고사 시험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답안지(OMR 카드) 작성을 하지 못한 학생을 '0점' 처리한 학교 측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어 "시험 종료 후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며 "학교 측에서 A군으로부터 회수한 답안지 판독 결과에 따라 시험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첫 모의평가가 실시된 2021년 6월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OMR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중간고사 시험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답안지(OMR 카드) 작성을 하지 못한 학생을 '0점' 처리한 학교 측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중학교 3학년 A군이 인천의 한 중학교 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시험성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시험 종료 직전 시험 감독교사가 답안지 작성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성적을 무효처리해 달라는 A군의 청구를 기각, 소송비용도 모두 부담하게 했다.

A군은 지난 4월28일 2교시에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수학 과목 시험을 치렀다. 당시 A군은 종료령이 울릴 때까지 시험 문제는 다 풀었지만, OMR 카드에 답을 작성(마킹)하지 못했다.

당시 시험 감독이었던 교사 B씨는 종료령이 울리자 A군으로부터 답이 작성되지 않은 답안지를 회수했다. 이에 A군 어머니는 지난 5월1일 시험에서 작성한 시험지에 따라 성적을 인정해 달라는 취지로 이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시험 감독 관리 절차'에 문제가 없었으며, 시험 종료 10분 전 안내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 응시 유의 사항에 대해서도 사전에 안내했고, 종료령이 울린 후에도 계속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학교 측은 답안지를 올바른 표기 방식으로 하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은 A군의 책임이기 때문에, 시험 성적을 답안지 판독 결과인 '0'점으로 처리하겠다고 통보했다.

재판 과정에서 A군 측은 "시험 감독 의무에는 부정행위 감독뿐만 아니라 시험 진행·응시 요령·답안지 작성에 대한 지도도 포함된다"며 "학교 측은 답안지 작성 안내·확인도 하지 않았고, 답안지 확인을 하지 않은 이상 시험 종료 이후에라도 A군에게 답안지 작성 기회를 주는 것이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험 감독관은) OMR 카드 작성 기회를 주지 않는 등 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답안지 작성 여부를 확인하는 중요한 절차를 누락했다"며 "이로 인해 A군은 시험의 답안지를 작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0점 처리는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교사가 시험 종료 10분 또는 5분 전 학생들의 답안지 작성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하거나, 답안지를 작성하지 않은 학생에게 답안지를 작성하도록 지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학교 측에서 시험 종료 10분 전, 안내방송을 통해 종료 사실을 알렸고 A군 또한 10분 내에 답안지 작성을 마쳐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시험 종료 후 답안지를 작성하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며 "학교 측에서 A군으로부터 회수한 답안지 판독 결과에 따라 시험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