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평소와 다를 거 없어" 무료급식소 나홀로 노인들 '덤덤'

박아론 기자 2023. 9. 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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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길든, 짧든 똑같지평소와 다를 건 없어요."

지난 2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적십자 운영의 사랑의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추석 연휴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김순희씨(86·여·가명)는 "20여 년째 이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는데, 한끼 해결되고 친구도 사귀니 참 좋다"며 "요즘엔 자식이 있든 없든 다들 명절 보내기 꺼려하는데, 자식이 있어도 다들 바빠서 오질 않으니 그냥 홀로 평소와 같이 연휴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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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 명절 챙기기 꺼려" "연휴 길든 짧든 크게 다르지 않아"
무료급식소 연휴기간 문닫지만…대체식 지원 받아
26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사랑의무료급식소에서 이용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홀로 90세 노모를 모시는 홍완식씨(60)는 매일 이 급식소를 노모와 찾아와 한끼를 해결하고 있다. 급식소에서 홍씨는 먼저 어머니 끼니를 돌본 뒤, 뒤에 식사를 했다. .2023.9.29/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연휴가 길든, 짧든 똑같지…평소와 다를 건 없어요."

지난 2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적십자 운영의 사랑의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추석 연휴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90세 노모를 홀로 모시며 늘 한끼는 이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한다는 홍완식씨(60)는 "이사온 후 집에서 10분 거리에 무료급식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와 함께 운동도 할 겸, 함께 와서 한끼 식사를 해오고 있다"며 "연휴기간 급식소 문을 열지 않아도 늘 그렇듯 어머니 식사를 챙기며 단 둘이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홀로)챙겨야 하니, 급식소에서 제공되는 대체식과 함께, 조금씩 음식을 차려 어머니와 함께 지낼 것"이라고 했다.

이 급식소에서 만나 친하게 돼 함께 어울리게 된 6명의 80대 노인들도 추석 전 만난 급식소에서 연휴기간 어떻게 보낼 지 서로 이야기를 꺼냈다.

강정순씨(86·여·가명)는 "가족없이 혼자인데, 이사온 뒤로부터 이 급식소에 다닌 지 한 3~4년 됐다"며 "급식소에서 언니, 동생들을 알게 돼 적적함도 덜하고 재밌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추석 연휴라고 특별할 것 없는데, 급식소 문을 닫아도 (급식소에서 제공한) 대체식도 있고, 급식소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다 같은 동네에 살아서 함께 서로 나누며 보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순희씨(86·여·가명)는 "20여 년째 이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는데, 한끼 해결되고 친구도 사귀니 참 좋다"며 "요즘엔 자식이 있든 없든 다들 명절 보내기 꺼려하는데, 자식이 있어도 다들 바빠서 오질 않으니 그냥 홀로 평소와 같이 연휴를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26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사랑의무료급식소에서 이용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용자 중에는 90세 노모와 60세 아들부터, 급식소에서 만나 맺은 친구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함께했다.2023.9.29/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 지역에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경로식당)는 총 42개소(2023년 6월 기준)다. 이용 노인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다.

최근 3년새 인천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은 2020년 4403명, 2021년 4619명, 2022년 4673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발생한 긴급추가 지원대상자의 경우 중복지원이 안 돼 그 수가 4450명으로 다소 줄었다.

무료급식소 중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이 연수구 소재 사랑의 무료급식소다. 2005년부터 적십자에서 운영해 오고 있으며 올해 기준으로 28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 이용자들은 급식소 출범 당시부터 이용하는 노인들이 있는가 하면, 새 이용자들도 얼마 되지 않아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90세 노모를 홀로 모시는 60세 효자 아들도, 20여년 째 이곳을 이용해오고 있는 왕언니(?)를 중심으로 모인 80대 언니, 동생들도 다같이 어울리며 잠시나마 외로움을 떨궈내고 한끼 식사를 해결했다.

이 무료급식소 운영 세월과 함께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는 이미정 적십자 연수지구협의회 고문은 "수십년째 이 급식소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외부와 단절됐던 노인분들이 급식소를 찾아오며 친구를 사귀면서 점차 표정도 좋아지고 밝아지는 모습을 종종보곤 한다"고 전했다.

구는 급식소가 운영하지 않는 연휴기간 햇반, 국, 반찬 등 대체식을 전달했다. 이 급식소 외에도 시는 전체 급식소별 이용 노인들에게 대체식을 제공했다.

27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사랑의 무료급식소에서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추석 전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연수구 제공)2023.9.29/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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