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스님 "마음에도 샤워가 필요해요…하루 30분 명상합시다"

이세원 2023. 9.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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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명상 전문가…"마음이 고요해야 지혜가 나온다"

(김포=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날마다 몸을 씻는 것처럼 마음도 매일 샤워가 필요합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명상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명상 전문가인 금강스님은 하루 30분 정도의 명상을 권했다. 그는 명상이 마음의 노폐물을 씻어내는 샤워와 같다면서 "고요하게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경기 김포시 소재 중앙승가대에서 만난 금강스님은 "어떤 연구소가 뇌파를 분석하니 일반적인 사람은 하루에 약 4만7천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면서 현대인이 여러 자극으로 인해 집중하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명상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 눈은 사물을 보고 분별하느라 바쁩니다. 현재를 보고 과거와 비교하고 미래를 상상합니다. 시각뿐만 아니라 소리, 냄새, 맛, 촉각 등에도 초점을 맞추다 보면 매우 분주해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가진 능력이지만 마음이 굉장히 번다하고 복잡하죠."

금강스님은 "명상하면 마음이 고요해지니 몸도 고요해지게 된다. 그러면 몸의 긴장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몸을 조화로운 상태로 회복·리셋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마음이 고요해야 지혜가 나온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는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면 집중해서 통찰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선명하게 할 수 있다"며 "삶의 소중한 시간을 소모할 것이냐, 아니면 지혜롭고 성과 있는 삶을 살 것이냐"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금강스님은 "명상을 하게 되면 내면의 에너지,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진다"며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일이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참선하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법주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험이 없는 이들은 어떻게 명상하면 좋을까.

금강스님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호흡 수행을 꼽았다. '아나빠나삿띠'라고 불리는 수행법이다.

호흡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이어진다. 심장 박동과 달리 숨을 쉴 때는 의식을 하거나 의도를 가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호흡을 길게 할 수도 있고 짧게 할 수도 있다. 금강스님은 의식을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라고 요령을 설명했다.

"내 의도를 호흡에 맞춥니다. 들숨에 의식을 싣고 또 날숨에 의식을 싣다 보면 과거의 생각, 현재의 분별하는 마음, 미래에 대한 추측·상상, 이런 것들을 내려놓게 됩니다.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어지고 내가 내 마음을 챙기게 되는 것이죠."

음악을 틀거나, 향기를 이용하거나, 차를 마시는 등 보조적인 수단을 활용해도 된다. 금강스님은 다만 "나중에 명상 자체가 즐거우면 그런 게 필요하지 않다"며 "결국에는 아무 도구도 없이 고요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상의 장소는 어디든 상관없지만 초심자라면 자기 방을 잘 정리한 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금강스님은 권했다. 명상을 위한 빈방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퇴출당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방에 스승이 써 준 글씨 하나만 벽에 걸어 두고 고요하게 있었다고 합니다."

금강스님이 말하는 명상의 효과 (김포=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20일 경기 김포시 소재 중앙승가대 도서관에서 금강스님이 명상에 관해 말하고 있다.

명상은 개인의 정신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불교의 수행과 맞닿아 있으면 이타적 행위로도 연결된다.

이와 관련해 금강 스님은 "명상은 고요하게 하는 것이 첫째이고 마음을 챙기는 것이 두 번째다. 세 번째로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돕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텅 빈 곳에 고요하게 홀로 있는 동안 나라는 존재는 독립된 것이 아니라 타인이나 다른 사물과의 연관성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으라고 조언했다.

금강스님은 하루 세끼 먹는 밥에는 농부의 땀방울이, 별생각 없이 마시는 차 한잔에는 여름날의 하늘이, 사과 한 쪽에는 가을 햇살이 담겨 있다고 비유했다.

"나라는 존재가 고요할수록 모든 것들이 다 연관됐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연관성 속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면 외로움도 없어지죠."

금강스님은 17세에 대흥사 지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해인사, 중앙승가대, 백양사운문선원, 원광대 대학원 등에서 공부했다.

약 20년간 전남 해남군 소재 미황사 주지를 맡아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참사람의 향기, 괘불재 등 수행·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세상과 호흡하는 산중 사찰'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일반인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간화선 참선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백양사에서 실직자 단기출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승가대 교수이자 도서관장이며 경기 안성시에 있는 안성참선마을(활인선원) 선원장을 맡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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