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가성비 甲’ 선정된 휴게소 메뉴 중 지금도 착한 가격 메뉴
매출 1위 아메리카노는 4500원대...작년 추석과 비슷
한국도로공사는 2020년 11월 ‘실속 EX-FOOD 메뉴’ 20여개를 선정했다. 5500원 이하 싼값이면서 가성비가 좋은 식사 메뉴들이다. 이른바 ‘착한 가격’으로 고속도로 이용객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줬던 이 메뉴들은 대부분 작년 7~8월에 값을 올렸다.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 유지가 어려워진 탓이다.
그런데 실속 EX-FOOD 중 유일하게 3년 전 가격을 유지하는 메뉴가 있다. 황전휴게소(순천 방향)의 ‘남도식 국물 잡채 정식’이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메뉴의 판매가는 3년 전처럼 지금도 4900원을 유지하고 있다.
도로공사 블로그를 보면, 남도식 국물 잡채엔 멸치 육수에 당면과 채 썬 어묵·애호박·계란·무 등이 들어간다. 고명으로 김가루, 깻가루를 쓴다.
황전휴게소 운영사는 아직까진 남도식 국물 잡채 정식 값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황전휴게소(순천 방향)를 검색해 메뉴 정보를 봐도, 이 메뉴는 4900원으로 나온다. 같은 휴게소에서 파는 식사·분식류 중 이보다 싼 메뉴는 라면(4000원) 정도다. 된장찌개·김치찌개·비빔밥·소고기 국밥·돈가스 등 식사류는 8000~1만1000원대이다.
3년 전 도로공사가 선정한 다른 실속 EX-FOOD 메뉴들은 6500~7500원대로 값이 올랐다. 3년 전 남도식 국물 잡채 정식처럼 4900원이었던 건천휴게소(서울 방향)의 ‘건천 버섯 차돌 된장찌개’와 여주휴게소(인천 방향)의 ‘여주 쌀밥 추억의 도시락’, 강릉휴게소(인천 방향)의 ‘초당 몽글 순두부’는 현재 6500원으로 값이 올랐다. 광주대구고속도로 논공(대구 방향)휴게소 ‘대구 연근 덮밥’의 경우 5500원에서 7500원(36.3%)으로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품목’도 평균 가격이 올랐다. 비교 기간은 작년 추석 연휴(2021년 9월 9~11일)와 올 9월 1주차(9월 3~9일)이다. 돈가스류는 작년 추석 때 평균 가격이 9542원이었는데, 올 9월 1주차 때 1만212원으로 7% 올랐다. 국밥류는 작년 추석 8416원에서 올해 9월 8821원, 비빔밥류는 작년 추석 8973원에서 올해 9월 9393원으로 각각 4.8%, 4.6% 올랐다. 스낵류는 작년 추석 2419원에서 올해 9월 2643원으로 9.3% 값이 올랐다.
다만 전국 휴게소 매출 순위 1위인 아메리카노는 작년 추석(평균 4518원)에 비해 올 9월 1주차에 4490원으로 값이 소폭 내렸다. 작년과 가격 차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매출 순위 7위인 카페라테도 가격에 큰 차이는 없었다. 작년 추석 때 평균 4856원에서 올 9월 1주차에 4897원으로 소폭 올랐다.
도로공사는 작년 추석을 앞두고 ‘휴게소 음식값 인하 및 품질 개선 TF’를 발족했다. 그러나 도로공사 직원, 휴게소 운영사 관계자, 회계·법무법인 대표로 구성된 TF의 회의는 5차례에 불과했다고 유 의원실은 밝혔다.
유경준 의원은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겠다고 만든 TF에 소비자 대표도 없이 구성된 TF 활동 결과는 ‘1휴게소 1명품 먹거리’, ‘식자재 공동 구매’, ‘실속상품 지정’ 등이 전부”라며 “명절 연휴는 물론이고 평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물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 등 관계 기관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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