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민해열제 캡슐 열었더니 청산가리…한 동네 7명 죽었다 [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타이레놀 포장재는 작은 상자를 열고 그 안에 씰을 떼어내야 약을 꺼낼 수 있는 형태다. 한번 포장을 뜯어내면 바로 티가 난다. 처음 타이레놀이 출시된 1955년부터 30년 동안만 해도 포장재가 이 같은 형태는 아니었다. 플라스틱병에 여러 알이 들어 있는 식이었다. 약의 모양도 압축된 알약이 아닌 가루가 든 캡슐이었다.
같은 날 역시 일리노이주, 27살 아담 야누스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아담의 동생 스탠리와 스탠리의 아내 테레사는 형의 죽음에 슬퍼하다가 두통을 느꼈다. 두통약을 찾던 이들은 아담의 집에서 타이레놀을 발견하고 나눠 먹었다. 스탠리 부부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스탠리는 당일, 테레사는 이틀 후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순찰을 돌며 타이레놀을 먹지 말라고 방송했다. J&J에서도 1억2500만달러(현재 환율 약 1600억원)의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했던 메리 라이너(당시 27)는 출산 후 찾아온 복통을 해결하려고 타이레놀을 섭취했다가 사망했다. 같은 날 유나이티드항공 스튜어디스 폴라 프린스(35)도 타이레놀을 먹고 숨졌다. 끝으로 메리 맥팔랜드(35)까지 희생되고 나서야 타이레놀 3100만개 병이 모두 회수됐다.
조사 결과 경찰은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독극물이 채워진 게 아니라 시카고 안에서 누군가에 의해 약이 변질된 것으로 파악했다. 누군가 타이레놀을 구입하고 캡슐을 열어 타이레놀 가루를 청산가리로 바꿔치기한 뒤 그 병을 몰래 가게나 약국에 가져다 놓았던 것.
J&J는 현상금 10만달러(현재 환율 약 1억3000만원)를 걸고 나섰지만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5%에서 8%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위기관리로 3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검찰도 루이스가 J&J에 원한을 품을 만한 사정이 있다며 그를 의심해왔다. 루이스의 외동딸이 5살일 때 심장 수술을 받았는데 봉합사가 끊어져 사망했고 그 봉합사 제조사가 J&J의 자회사인 '에시콘'(Ethicon)이었다는 것.
루이스는 1982년 10월1일 J&J에 딸의 죽음과 관련한 항의 메일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 판결을 받고 연방 교도소에서 13년간 복역했다. 그러나 독극물 주입과 살인 혐의는 끝까지 부인했으며 유력 용의선상에만 올라 있을 뿐 단 한 차례도 기소되지 않았다.
되레 수사당국에 타이레놀 캡슐을 열어 청산가리를 주입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주면서 "수사당국이 당시 사건에 대한 조사를 J&J 자체에 맡겨서는 안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수사에 도움을 주는 좋은 시민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고 잡아뗐다. 1992년에 한 교도소 인터뷰에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말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살인자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타이레놀 살인범은 여전히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카고 CBS방송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40주년을 맞은 2022년 9월 비공개 수사를 재개, 충분한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2023년 9월 루이스를 독극물 주입 및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었다"고 밝혔으나 루이스가 숨지면서 모든 계획이 백지화됐다.
※ 참고자료
미국 'CRIME MUSEUM' 웹사이트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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