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내 금메달은 전국 '스트리트 파이터 V' 유저들의 원기옥" [항저우AG]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스트리트 파이터 V 국가대표팀 강성훈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할 계획이었다. 비인기 종목인 스트리트 파이터 V가 이번 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업계를 떠나려 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스피릿제로의 대표에게 그렇게 보고하고 비행기를 탔다.
그랬던 강 감독이 금의환향한다. 당초 예상했던 메달권에서 더 나아간 금메달을 리자드(김관우·43)와 함께 수확했다.
훈련 과정이 녹록진 않았다. 이미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 대회 준비는커녕 구버전인 '스트리트 파이터 V' 유저를 찾기도 어려웠다.
전국 팔도를 찾았다. 지역에서 유명한 스트리트 파이터 V 유저부터 과거 이름을 날렸던 은둔고수까지 모두 찾아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지원을 받아 온오프라인에서 이들을 상대로 훈련했다. 그렇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만들어졌다.
28일 결승전을 마치고 내려온 김관우는 강 감독과 부둥켜안았다. 강 감독도 입술을 연신 떨며 눈가를 적셨다.
다음은 메달 세리머니(뒤풀이) 후 이어진 김관우와 강성훈 감독의 믹스트존 인터뷰 재구성.
-금메달 소감은▶(강성훈 감독) "처음에는 그냥 메달권 안에는 어떻게든 가겠다는 정도의 목표만 있었다. 하다 보니까 선수들의 실력이 늘고 내 욕심이 생기더라. 선수들한테 '조금 더 멀리 가보자' 했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리자드 김관우) "재밌다. 게임을 왜 하겠나. 우리가 재밌으려고 하는 거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FC온라인 등 다른 게임과 다르게 스트리트 파이터V만 종목사가 없다▶(강성훈 감독) "기본적으로 제가 활동하고 있는 스피릿제로 팀이 캡콤(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개발사)과 소통하면서 그런 부분을 풀어 나갔다. 다년간 협업한 전력이 있다. 물론 다른 종목사의 전문 인력들이 오는 걸 보고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V가 국내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이번 부분이 나아질 것이라 본다."
-훈련 여건이 열악했는데▶(강성훈 감독) "스트리트 파이터 Ⅵ이 나와서 스트리트 파이터 Ⅴ를 훈련할 여건이 안 됐다. 국내 스트리트 파이터 V에서 어느 정도 해봤다, 또는 토너먼트에서 좀 성적을 거뒀다 하는 친구들이 연락을 받고 '무조건 도와준다'더라. 거의 대부분의 유저가 모여서 스파링을 할 수 있었다."
-전국의 '고인물'이 다 모였다▶(강성훈 감독) "저는 '대한민국 스트리트 파이터 원기옥'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대한민국엔 작지만 알차고, 깊진 않지만 풍성한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대진 나오기 전에 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거의 대부분의 매치업을 한국에서 연습을 하고 왔다." (리자드 김관우) "e스포츠협회에서 정말 완벽한 훈련 장소를 제공했다. 또 감독님의 인적 네트워크와 지원을 받으면서 '내가 더 올라갈 곳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고인물들의 나이대가?▶(강성훈 감독) "20대도 있지만, 다 30~40대다."
-한 번의 패배 없이 우승했다▶(강성훈 감독) "작년 출전한 캠코 투어에 김관우 선수가 나갔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실력이 좋다는 명확한 근거들이 있었다. 40대에 그러기 쉽지 않다. 더 나아갈 수 있는가를 두고 따져봤고,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2026 아시안게임을 다시 노리나?▶(리자드 김관우) "그때뿐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도전하고 싶다."
-풀세트 접전까지 갔다▶(리자드 김관우) "시앙 유린은 많이 싸워본 선수다. 저의 움직임, 버릇을 확실히 준비해 왔더라. 그런 상황에서 저도 빠르게 파악하고 실수를 줄인다면 여유롭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베가' 한 캐릭터만을 사용하는데▶(리자드 김관우) "스트리트 파이터 V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다. 거의 7년 동안 베가 하나만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리자드 김관우) "중간중간 다른 캐릭터도 해보려고 시도했는데, 베가만큼 좋은 느낌을 주는 캐릭터가 없더라. 캐릭터가 잘생겼고 아름답다."
-40대의 희망이 됐는데▶(리자드 김관우) "이제 게임에 좀 반응하려면 잘 안되고, 머릿속에선 하라고 하는데 손은 안 움직이는 나이다. 우리도 조금 더 연습하고 하면 옛날의 실력을 되찾을 수 있다. 여전히 저처럼 금메달 딸 수 있다."
-김관우 선수를 보고 격투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에게 한마디▶(리자드 김관우) "격투 게임이 처음에 접근하긴 어렵다. 초보 친화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일단 많이 보시고, 보다가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면 도전해 보는 게 좋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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