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게 만나는 ‘심청가’ 전통의 매력 살린 창극의 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판소리의 멋과 맛을 오롯이 담은 창극 '심청가'가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4년 만에 돌아왔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손진책 연출과 안숙선 명창이 완성한 창극으로 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호평받은 작품이다.
혼자서 부르면 5시간이 넘는데 창극 '판소리'는 알짜배기만 압축해 2시간 30분짜리로 만들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소리의 멋과 맛을 오롯이 담은 창극 ‘심청가’가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4년 만에 돌아왔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손진책 연출과 안숙선 명창이 완성한 창극으로 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호평받은 작품이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지난 26일 개막해 10월 1일까지 하는 ‘심청가’는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혼자서 부르면 5시간이 넘는데 창극 ‘판소리’는 알짜배기만 압축해 2시간 30분짜리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이 여럿 등장함에도 명창 혼자 끌고 나간다는 점은 판소리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겐 문턱을 높이는 요소다. 창극 ‘심청가’는 이런 어려움을 없앴다. 등장인물을 가리지 않고 혼자서 모든 배역을 소화하는 판소리와 달리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소화하며 실타래처럼 엉킨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풀어냈다.
판소리와 가장 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부분은 합창이다. 35명의 출연진이 서양의 오페라 못지않은 웅장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손진책 연출은 “판소리가 가진 소리의 힘을 증폭하는 수단으로 합창을 사용했다”면서 “판소리가 가진 파워는 외국에서도 인정할 정도인데 이를 어떻게 확대할까 생각하다 합창을 넣었다. 원래 혼자 하는 소리도 함께 소리를 내도록 연출해 감정을 증폭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것도 창극 ‘심청가’의 색다른 관전 요소다. 황후가 된 심청이 아버지가 맹인 잔치에 오질 않자 ‘당년 칠십 노환으로 병환이 들어서 못 오신가’ 걱정하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 심봉사는 나이 든 노인이다. 매일 동냥을 해야 하는 처지라 가난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국립창극단 ‘심청가’에서는 보란 듯이 젊고 건장한데다 동냥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청년을 심봉사로 내세워 늙고 가난한 심봉사의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깼다. 관객들은 노인 분장도 하지 않은 젊고 힘이 넘치는 싱그러운 심봉사를 만날 수 있다. 20대부터 심봉사를 맡았던 유태평양은 “어린 나이에 심봉사를 하기 시작해 심봉사님께는 조금 죄송하지만 최대한 캐릭터를 잘 살리겠다. 30대가 된 후에 처음 맡는 거라 20대 소리에서 벗어나서 30대의 깊은 소리를 멋있게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뺑덕어멈의 등장은 우리 전통 소리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같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장르임을 새삼 일깨운다. 수줍게 추임새를 넣던 관객들은 뺑덕어멈의 유쾌한 연기에 절로 추임새를 흥겹게 넣었고 객석에는 웃음이 번졌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는 판소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더했다.
‘심청가’는 국립창극단의 다양한 시도 속에서도 우리 전통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고루할 수 있는 소재를 현대적으로 되살려 오늘날의 젊은 관객에게 고전의 매력을 전하고 과거와 현대의 가교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라 처음 창극을 보는 관객이라도 소리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배우들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집중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추석쯤 우리 전통 소재를 바탕으로 한국적 정체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한혜진, 8살 연하 ♥기성용에 생활비 타 쓴다…통장도 못 봐
- “나이 서른에 커밍아웃”…한국 유명 男배우 고백
- “협의이혼 중 남편 외장하드서 상간녀 나체사진 발견했어요”
- “이혼한 아빠 때문에 불행”…흉기살해 시도 30대 여성의 최후
- 야구방망이로 엄마 폭행한 중학생, 테이저건으로 제압
- 한국인 남성, 일본 관광 중 ‘야생곰’ 피습 봉변
- “연예인보다 더 예쁜 자연미인”…北 여성에 열광하는 中
- 블랙핑크 리사, 佛나체쇼 연습 현장 공개
- 정준하 “하루 5천만원 벌었던 적도…‘무도’ 박명수 텃세 어마어마”
- “자꾸 가슴 밟더라”…유명 가수 ‘유방암’ 알려준 반려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