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지휘’ 이재명 vs ‘현장 출동’ 김기현… 총선 바로미터 된 강서구청장 선거

김기현 “빌라를 아파트로, 대통령·시장 밀어줄 것”
여당 프리미엄으로 강서구 주민 향한 정책 구애
이재명 “총선 정권심판 전초전... 반드시 이겨야“
“전국 전 당원 동원 체계 만들어 시행” 병상 지시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이냐. 벼랑 끝에서 생환한 야당 대표의 지휘력이냐.‘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28일 선거 지휘봉을 잡은 여야 대표의 일성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강서구 마곡동 발산역 인근에서 김태우 후보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기현 대표는 “강서구청장 선거는 계속 발전할 것이냐, 낙후된 과거를 답습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김 후보자를 당선시켜 주시면 강서구 빌라를 아파트로 바꿔드리겠다”고 공약했다. ‘빌라를 아파트로’라는 김 후보의 슬로건을 강조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김태우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가 28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출정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뽑아놨으면 좀 부려 먹어야 하는데, 주파수가 통하는 후보는 김태우”라고도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오죽 신임했으면 특별사면에 복권까지 싹 시켰겠나”라며 “김 후보가 되면 대통령도 밀어주고 서울시장도 밀어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강서구 화곡동 화곡역 인근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이재명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단식 후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는 현장 대신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병상에서 선거 관련 보고를 받고는 “정권 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국정 실패를 정쟁과 정적 죽이기로 덮을 수 없다는 것을 강서구민들과 국민들이 보여줘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이 국민들의 삶이나 국가 미래에 대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전국에 계신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강서구청장 선거에 관심을 갖고, 대한민국 전체와 운명에 관계된 일이라 생각해야 한다”며 “전 당원 동원 체계를 만들어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 대표는 이번 구청장 선거에서 ‘정권 심판’ 프레임으로 맞서 내년 총선을 향한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출정식에는 강서구 현역 의원 3명 등 의원 20명이 참석하며 야당도 총력전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가 여야 대표 모두에게는 중간 평가를 받는 자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 모두 총력전으로 선거에 나선 만큼 그 결과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