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요! 삼촌 찾았습니더!”…6·25 전사자, 73년 만에 귀향
[앵커]
이번 추석 성묘가 어느 해보다 뜻깊은 시간이 된 가족이 있습니다.
73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6·25 전사자 고 황병준 하사의 유족들인데요.
이들의 성묘를 김용준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일흔이 넘은 황태기 씨 8남매가 묘 앞에 모였습니다.
햇대추에 약과, 산적에 시장 통닭까지. 정성스레 제사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황태기 씨 형제들 : "주로 어느분이 준비하세요? 제일 막내가 하시나요?) 돌아가면서 하하! (이번엔 누구차례였어요?) 넷째요! 하하!"]
할아버지 묘에 놓인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할아버지의 둘째 아들이자 황 씨의 삼촌, 고 황병준 하사가 전사 73년 만에 돌아온 겁니다.
[황태기/고 황병준 하사 조카 : "할배요! 6·25 전쟁때 전사한 병준이 삼촌 찾았심더! 오늘 기뻐하십시오!"]
고 황병준 하사는 1950년 8월, 20살의 나이로 6.25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입대 석 달만이었습니다.
황 하사 아버지는 유해조차 찾지 못한 아들을 죽어서라도 곁에 두고 싶다며 자신의 무덤 옆에 한때 가묘까지 만들었습니다.
[황태기/고 황병준 하사 조카 : "(할머니가) '우리 병준이는 약혼해놓고 군대가서 전사했다. 특별히 챙겨야된다'고 해서 멀리 떨어지기보다는 할아버지 산소 옆에 이렇게..."]
2010년 경북 영덕지구 전투지에서 처음 발견된 황 하사 유해는 전사자 명부를 바탕으로 탐문에 나선 끝에 올해야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고 황병준 하사의 유해는 올 연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지만, 약 만여 구의 유해는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김건중/상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 : "저희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국민들께서 가까운 보건소나 국유단에 연락하셔서 (유전자)시료 채취를 해 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해 발굴단은 해마다 200여구의 전사자를 발굴해 신원이 확인된 약 20여 명의 전사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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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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