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요! 삼촌 찾았습니더!”…6·25 전사자, 73년 만에 귀향

김용준 2023. 9. 28. 20: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추석 성묘가 어느 해보다 뜻깊은 시간이 된 가족이 있습니다.

73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6·25 전사자 고 황병준 하사의 유족들인데요.

이들의 성묘를 김용준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일흔이 넘은 황태기 씨 8남매가 묘 앞에 모였습니다.

햇대추에 약과, 산적에 시장 통닭까지. 정성스레 제사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황태기 씨 형제들 : "주로 어느분이 준비하세요? 제일 막내가 하시나요?) 돌아가면서 하하! (이번엔 누구차례였어요?) 넷째요! 하하!"]

할아버지 묘에 놓인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할아버지의 둘째 아들이자 황 씨의 삼촌, 고 황병준 하사가 전사 73년 만에 돌아온 겁니다.

[황태기/고 황병준 하사 조카 : "할배요! 6·25 전쟁때 전사한 병준이 삼촌 찾았심더! 오늘 기뻐하십시오!"]

고 황병준 하사는 1950년 8월, 20살의 나이로 6.25전쟁에서 전사했습니다.

입대 석 달만이었습니다.

황 하사 아버지는 유해조차 찾지 못한 아들을 죽어서라도 곁에 두고 싶다며 자신의 무덤 옆에 한때 가묘까지 만들었습니다.

[황태기/고 황병준 하사 조카 : "(할머니가) '우리 병준이는 약혼해놓고 군대가서 전사했다. 특별히 챙겨야된다'고 해서 멀리 떨어지기보다는 할아버지 산소 옆에 이렇게..."]

2010년 경북 영덕지구 전투지에서 처음 발견된 황 하사 유해는 전사자 명부를 바탕으로 탐문에 나선 끝에 올해야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고 황병준 하사의 유해는 올 연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지만, 약 만여 구의 유해는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김건중/상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 : "저희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국민들께서 가까운 보건소나 국유단에 연락하셔서 (유전자)시료 채취를 해 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해 발굴단은 해마다 200여구의 전사자를 발굴해 신원이 확인된 약 20여 명의 전사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권순두/영상편집:신선미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