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첫날 경기 던졌다' 선두 LG, 삼성 맹공에 5회부터 백기…'737일 기다렸다' 최채흥 감격 첫승[잠실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3. 9. 28. 20: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1위 확정 매직넘버를 줄이려던 LG 트윈스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삼성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시즌 최종전에서 11-1로 크게 이겼다. 삼성은 LG 상대 시즌 전적을 6승10패로 마무리했다. 9위 삼성은 시즌 성적 55승75패1무를 기록하면서 최하위만은 면하려는 의지를 이어 갔고, 1위 LG는 4연승을 마감하고 시즌 성적 80승49패2무를 기록했다. 1위 확정 매직넘버는 6에 멈춰섰다.

#선발 라인업

삼성: 류지혁(2루수)-김현준(중견수)-구자욱(좌익수)-호세 피렐라(우익수)-오재일(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이성규(1루수)-김영웅(3루수)-이병헌(포수). 선발투수 최채흥.

LG: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김민성(1루수)-오지환(유격수)-손호영(3루수)-박동원(포수)-이재원(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투수 이정용.

▲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 737일 기다렸다…최채흥, 상무 전역하고 시즌 첫 승

삼성 선발투수 최채흥이 무려 737일을 기다려 감격의 선발승을 챙겼다. 최채흥은 6이닝 94구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승으로는 지난 2021년 9월 2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6⅓이닝 4실점) 이후 737일 만이고, 구원승까지 포함하면 2021년 10월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4⅓이닝 무실점) 이후 698일 만이었다.

무엇보다 간절히 기다린 올 시즌 첫 승이었다. 최채흥은 상무에서 전역하고 삼성에 복귀해 지난 6월 13일 처음 1군에 등록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채흥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면서 국내 선발진이 탄탄해지길 바랐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최채흥은 이날 전까지 14경기에서 7패만 떠안으면서 57⅓이닝, 평균자책점 7.38로 고전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위 LG 타선에 물러서지 않고 잘 맞섰다. LG는 최채흥이 올해 무실점을 기록한 유일한 구단이기도 했다. 한 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자신감 있게 맞설 수 있을 만했다.

최채흥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은 무려 11점을 지원하면서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직구(31개)와 슬라이더(34개), 체인지업(19개), 커브(10개) 등을 섞어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2㎞가 나왔다. 슬라이더는 시속 122~136㎞, 체인지업은 시속 119~127㎞, 커브는 시속 107~113㎞로 형성됐다.

최채흥이 LG의 추격을 허용한 건 9-0으로 앞선 5회말 딱 한 차례였다. 선두타자 김기연을 3루수 땅볼 송구 실책으로 내보내지 않았더라면 무실점 투구도 가능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서건창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안익훈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맞아 9-1이 됐으나 흔들리지 않고 여유 있게 점수를 지켜 나갔다. 최승민을 좌익수 뜬공, 김현수의 대타 문성주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 손주영 ⓒ곽혜미 기자
▲ 난타의 시작을 알린 류지혁 ⓒ 삼성 라이온즈

# 이정용→손주영 LG 마운드 초토화…삼성, 시즌 1호 선발 전원 안타 완성

삼성 타선은 일찍이 LG 마운드를 초토화 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LG 선발투수 이정용이 3⅓이닝 81구 9피안타 무4사구 무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말 그대로 난타를 당했다. 뒤이어 나온 손주영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손주영은 2이닝 59구 6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이정용과 손주영 두 선수가 삼성에 장단 15안타를 뺏기며 일찍이 무너진 탓에 삼성으로 넘어간 분위기를 뒤집기 어려웠다.

시작부터 이정용을 무너뜨렸다. 1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이 우전 안타로 물꼬를 튼 뒤 김현준이 우익수 오른쪽 적시 3루타를 쳐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구자욱이 우전 적시타를 쳐 2-0이 됐고, 피렐라까지 안타 행진을 이어 갔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4회초 대거 7점을 뽑으면서 LG의 사기를 완전히 꺾었다. 선두타자 오재일이 우중간 2루타를 날리고, 1사 후에는 이성규가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쳐 3-0이 됐다. 김영웅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쳐 4-0으로 거리를 벌렸고, 계속해서 이병헌의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로 연결됐다. 이어 류지혁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5-0까지 달아나면서 이정용을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했다.

삼성 타선은 LG 바뀐 투수 손주영까지 혼을 쏙 빼놨다. 2사 1, 2루에서 구자욱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6-0이 됐다. 이어 피렐라가 중전 적시타를 쳐 7-0으로 도망갔다. 계속된 2사 1, 2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재일을 대주자 안주형 카드를 꺼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재현이 삼성의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안타를 완성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9-0까지 거리를 벌렸다. 삼성의 시즌 1호이자, 올해 KBO리그 30호, 통산 1075번째 선발 전원안타였다.

▲ 5회초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한 LG 트윈스 ⓒ 잠실, 김민경 기자
▲ 3안타를 친 호세 피렐라 ⓒ 삼성 라이온즈
▲ 맹타를 휘두른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 LG 5회초 수비 앞두고 주전 대거 교체, 사실상 경기 던졌다

LG는 9점차까지 벌어지자 빠르게 힘을 뺐다. 5회초 수비를 앞두고 주전을 대거 교체했다. 4회말 안타로 출루한 오지환을 이미 대주자 김주성으로 교체한 뒤였다. 우익수는 홍창기 대신 안익훈, 중견수는 박해민 대신 최승민, 2루수는 신민재 대신 서건창, 포수는 박동원 대신 김기연을 투입했다. 대주자로 들어갔던 김주성은 유격수로 남았고, 4회초 손호영의 대수비로 투입돼 1루수를 맡았던 정주현은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김민성은 정주현이 투입됐을 때 1루에서 3루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1루수로 돌아왔다.

LG는 27일 2위 kt 위즈와 치른 더블헤더에서 2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크게 웃었으나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큰 상황이었다. 이날 훈련도 자율에 맡기거나 휴식을 주면서 체력 관리에 더 신경을 썼다. 이런 가운데 삼성 선발투수 최채흥을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고, 마운드는 붕괴가 됐으니 빠르게 경기를 던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 결단을 빠르게 내렸다. 다만 추석 연휴를 맞이해 LG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 상황이었기에 아쉬움은 평소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2만1057명이었다. 1루 관중석을 가득채웠던 LG 홈팬들은 열세 속에서도 응원을 이어 갔지만, 패색이 짙어진 8회 이후로는 하나둘 짐을 싸서 경기장을 떠났다. 9회 이후에는 빈자리가 더 많아 보일 정도였다.

▲ 이재현 ⓒ 삼성 라이온즈
▲ 이성규 ⓒ 삼성 라이온즈

# 삼성 6회초 쐐기 2득점…LG 추격 의지 완전히 꺾었다

5회말 안익훈의 1타점 적시타로 9-1로 쫓기고 맞이한 6회초. 삼성은 2점을 더 뽑으면서 LG의 마지막 반격 의지마저 제압했다. 피렐라와 안주형이 연속 안타를 날려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재현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1사 1, 3루로 상황이 바뀌었으나 이성규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10-1로 달아났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김영웅은 끈질기게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면서 LG가 불펜을 더 소모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LG는 손주영에서 이우찬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1사 만루에서 이병헌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11-1로 거리를 더 벌렸다.

선발 최채흥이 6이닝 1실점(비자책점) 완벽투를 펼친 뒤로는 불펜이 분위기를 이어 갔다. 최지광(1이닝)-노건우(1이닝)-김서준(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 피렐라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고, 3번타자 구자욱도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6번타자 이재현과 7번타자 이성규가 하위 타선에서 2타점씩 책임지면서 타선에 불을 붙였고, 1번타자 류지혁은 2안타 경기(1타점 2득점)를 했다.

▲ 박진만 감독 ⓒ곽혜미 기자

# 승장 코멘트

박진만 감독은 경기 뒤 "타자들이 상대 선발에 대해 준비를 잘했고, 초반 활발한 공격을 이끌면서 다소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최채흥이 드디어 제대 이후 첫승을 올렸는데 일단 축하하고, 시즌 끝날 때까지 오늘(28일)과 같은 솔리드한 모습을 계속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총평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