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발작 이어…유가 100달러 공포
中국경절 맞아 소비증가
국제유가 13개월새 최고
고금리 장기화 우려 겹쳐
니케이·항셍지수 동반하락
미국 원유 재고가 또다시 급감하면서 국제 유가가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수출국인 러시아가 원유 공급을 줄여온 결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새삼 부각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일본 니케이225 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나란히 1% 이상 하락했다.
28일 도쿄 증시에서는 니케이 225 지수가 전날보다 1.54% 하락한 3만1872.52 에 마감했다.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인플레 압박이 커지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는 투자자들 판단이 매도세로 이어진 결과다. 같은 날 홍콩 증시에서는 항셍지수가 장중 1.36% 떨어져 1만7373.03으로 마쳤다.
전날인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 가격이 전날보다 3.64% 올라 배럴당 93.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이 2.87% 올라 96.55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틀째 올라 지난해 8월 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장 중 95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날 하루 상승률은 일일 기준 올해 5월 5일 이후 최대폭이다. 한편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고치 시세다.
이날 유가를 끌어올린 것은 미국 주간 원유 재고가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줄었다는 집계였다. 같은 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를 보면 이달 22일로 끝난 주간 원유 재고는 직전 주간 대비 216만9000배럴 줄어 총 4억1628만7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6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며 직전 주간 재고 감소폭(213만5000배럴)보다도 더 커서 미국 원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네덜란드계 투자사 ING그룹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 책임자는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에는 전세계적으로 하루 최대 300만 배럴 공급 부족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 감산과 달러 강세, 고금리 지속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JP모건체이스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에서 화물 운송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탓에 지난주 전 세계 운송연료 소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OPEC+는 지난해 11월부로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일부 산유국이 자발적 감산을 발표해 시행 중이다. 이달 5일 OPEC+(OPEC과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자발적 원유 공급 감축 기한을 올해 9월 말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하루 30만 배럴씩 수출을 줄이기로 한 데 이어 지난주 들어서는 가솔린·디젤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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