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만 유심히 지켜봐도…부모님 건강 보입니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9.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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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의 건강을 확인할 때 신경 써서 봐야 할 부분이 바로 걸음걸이다. 걸음걸이는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로, 걷는 모습이 어색하면 몸속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일수록 걸음걸이만 봐도 예측가능한 질환이 많기 때문에 부모님 행동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걸음걸이 이상으로 의심해봐야 할 질환 중 하나는 뇌졸중이다. 흔히 '중풍'이라 불리는 뇌졸중은 뇌 일부분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해당 부분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도 기준 국내 뇌졸중 환자 수는 63만여 명이다. 뇌졸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뇌혈관이 막힌 상태인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진 상태인 뇌출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에선 뇌경색 비중이 85%로 뇌출혈보다 높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는 신체 한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고 감각이 둔해지면서 걸음걸이가 휘청거리는 것이 꼽힌다. 시야장애로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것도 증상 중 하나다. 장원혁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갑작스러운 마비로 균형장애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3차 의료기관으로 후송해야 한다"며 "뇌졸중의 경우 3~4시간 이내에 내원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부정한 자세로 종종걸음을 걷는 경우 파킨슨병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 파킨슨병은 운동능력 조절에 꼭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원활히 분비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몸의 떨림과 경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등이 주요 증상이다. 아직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주로 증상을 완화하고 조절하는 수준의 약물 처방이 이뤄진다.

걷기 시작한 지 10분 내 양쪽 다리에 쥐가 나거나 허리를 자꾸 구부린 채 걷는 모습이 보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를 억지로 폈을 때 다리가 심하게 당기거나 산 혹은 계단을 내려갈 때 유독 아픈 경우에도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에 걸리면 척추관 내 인대가 비대하게 자라게 되는데 대부분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으로 50~70세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평소처럼 걷는데도 숨이 매우 가쁘게 차면 심부전일 가능성이 있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박출량이 부족해진 탓에 신체 각 부분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 기능의 마지막 단계라는 뜻에서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도 불린다. 대한심부전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부전 유병률은 인구 고령화 여파로 2013년 1.5%에서 최근에는 2.5%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심부전 유병률이 3%(172만명)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얗거나 분홍색의 거품 가래가 나는 것도 심부전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걸을 때 한쪽으로 자세가 기운다면 허리디스크를,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다면 퇴행성 관절염 혹은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서동훈 고려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골반골의 비구와 대퇴골의 근위부로 이뤄진 부분으로, 체중을 견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걷거나 자세를 바꿀 때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는 서혜부와 엉덩이 쪽에 주로 통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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