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방문 다음 날 미시간 찾아…전기차 정책 비판

"바이든 전기차 중시 기조로 자동차 산업 일자리 줄어들 것"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시간주를 찾아 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중시 기조를 비판하며 표심 얻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미시간주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을 찾아 노조에 힘을 실어주자 곧바로 방문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트럭 부품 업체 '드레이크'사(미시간주 클린턴타운십 소재)를 방문해 연설함으로써 전날 UAW의 파업 현장을 찾아 시위에 동참한 바이든과 차별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UAW의 임금 40% 인상 요구를 포함한 파업을 온몸으로 지지하고 '친노동자 대통령'을 표방하며 '블루컬러(노동자) 표심'을 사려 했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중시 정책에 입각한 전기차 친화 정책과 국제 분업체계를 인정하는 다자주의적 무역정책을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중시 기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기차 생산 라인이 가솔린차에 비해 적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만큼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바이든 대통령)는 당신을 중국에 팔고, 당신을 환경 극단주의자와 극좌 인사들에게 팔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는 가솔린이 무한하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내연기관 자동차 정책을 되살릴 것을 내비친 대목이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이곳이 대선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의미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속하는 미시간주는 정치적으로 민주·공화당 지지 성향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합 주'(스윙스테이트·swing state)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최근 두 차례 대선에서 미시간에서 승리한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특히 최근 두 차례 대선에서는 미시간에서 승리한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됨으로써 미시간주는 대선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날 열린 공화당의 2차 대선후보 토론회 대신 미시간주 방문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나란히 파업 시위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었던 숀 페인 UAW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나는 그가 노동자 계층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가 억만장자들과 기업의 이익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