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초고가 아파트 ‘집들이’ 는다…그들만의 세상, 누가 사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거주하고 있다. [매경DB]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초호화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택가격이 100억원을 넘어선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슈퍼리치 간 매매계약이 체결되는 등 일반적인 주택매매시장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중이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클럽에 입성한 아파트는 총 3곳이다.

먼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전용면적 268㎡가 지난달 17일 180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4월 직전 최고가(145억원)보다 35억원 뛰었다. 이는 아파트 거래사상 최고가다.

장학파르크한남의 경우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7건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거래가격이 모두 100억원 이상이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제작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거주지로도 유명하다.

다음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0㎡로, 지난 3월 10일 110억원에 새로운 집주인을 맞이했다. 지난해 5월 직전 최고가와 동일한 금액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도 지난달 22일 100억원에 팔렸다. 지난 2021년 9월 직전 최고가(84억5000만원) 대비 15억5000만원 올랐다.

입주권이 100억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200㎡ 펜트하우스의 입주권은 지난 1월 100억원을 찍어 당시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다. 이 단지는 최근 입주를 개시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현금 130억원에 분양받은 초호화 아파트다. [매경DB]

초고가 아파트의 분양가격도 상승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워너청담’ 전용 497㎡는 350억원에 수분양자를 찾았다. 인근에 위치한 ‘에테르노 청담’ 전용 341㎡도 300억원에 분양됐다. 에테르노 청담은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피스텔 중에서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시그니엘 레지던스’(전용 489.79㎡·245억원)의 가격이 가장 비쌌다. 연립·빌라 중에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전용 273㎡·185억원)의 몸값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매매시장의 천장이 뚫리면서 전체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내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10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92건)와 비교해 18.5% 늘었다. 이 기간 서울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4428건으로 전체의 17.5%를 차지했다.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반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전체의 25.6%를 차지하는데 그치면서 역대 최저 기록을 썼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초고가 단지는 가구수도 적지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자산가도 한정적”이라며 “하이엔드 주택시장은 이미 별도의 시장을 형성해, 보편적인 주택 경기나 일반 부동산 매매와는 다른 경향성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