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 "'거미집'=터닝포인트, 가수 활동도 욕심나요" [★FULL인터뷰]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배우 정수정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거미집' 개봉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수정은 극 중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을 맡았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오는 27일 개봉. / 사진제공 = 바른손이앤에이 /사진=김창현

배우 정수정이 '거미집'을 통해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앞날은 다채로운 빛깔을 띄고 있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의 배우 정수정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정수정은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을 맡았다.

이날 정수정은 "저는 김지운 감독님께 출연을 제안받고 너무 영광이었다. 잠깐 나오더라도 당연히 출연을 하고 싶었고, 대본을 읽기 전부터 뭐가 됐든 한 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읽고 나서는 더 하고 싶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너무 편하고, 선배님들도, 감독님도 편하게 해주셔서 놀이터에 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70년대 배경이라는 걸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매력적인 거다. 그 시대에 살아보지도 않았고, 옛날 것을 좋아하지만 잘 알지는 못해서 이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 시대의 배우라는 직업을 연기하는 게 흔치 않은 기회였다"며 "처음에는 정확하게 제가 '한유림' 캐릭터를 맡을 거라는 걸 모르고 읽었는데도 '한유림'은 내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수정은 "'한유림'을 어떻게 밉지 않게 표현할지, 감독님께 그런 지점을 물어봤던 것 같다. 너무 표정을 많이 쓴다든지, 너무 짜증을 내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일에는 열정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셔서 납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떠오르는 스타라는 점도 좋았다"고 웃으며 "70년대의 라이징 스타가 되고 싶었고, 평상시에는 좀 징징댈 수도 있지만, 연기를 하고 싶어하고, 잘하고 싶어하는 욕심도 저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복합적인 이유가 겹쳤던 것 같다. 해야 할 이유로만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70년대의 헤어, 메이크업이 마음에 들었다는 정수정은 "매일 핼러윈 파티하는 것 같았다. 그 헤어, 메이크업해야만 '거미집' 같고, 그 룩을 입지 않으면 어색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익숙해졌다. 연한 화장을 하면 좀 민낯 같더라. 너무 재밌었다"고 웃으며 당시의 말투를 구현한 데 대해서는 "감독님이 직접 톤을 잡아주시고, 더 과장해서 말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처음에는 감이 안 잡혀서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선생님과 함께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한유림은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오정세 분)와 미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정수정은 극 중 호세와의 베드신에 대해 "영화 속 영화 장면이었고, 꼭 필요했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잘 찍었던 것 같다. 전 연기하면서 오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신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면 도와주고, 대사도 맞춰줬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워낙 아이디어뱅크고, 애드리브도 하니까 그때그때 예상치 못한 즐거운 연기를 하게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정수정은 "모든 선배님들이 절 어렵게 해주시지 않았다. 처음에 리딩을 한다든지, 첫 촬영 때는 긴장이 많이 된다. 어떤 스케줄이어도 처음은 항상 긴장되는데 다행히도 금방 적응하게끔 도와주셔서 저는 제 몫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거미집'에서 막내였던 정수정은 "서로 아껴주고 챙겨주고 칭찬해주는 현장이었다. 저는 첫 상업 영화고 하니까 '원래 영화 현장은 이런 거냐'라고 물어봤는데 우리 팀이 유독 좋다. 가족 같다고 하더라. '거미집' 같은 현장을 매번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현장에 게속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수정에게 '거미집'은 또 한 번 찾아온 기회였다. 그는 "제가 처음에는 시트콤으로 시작했다. 사실 제가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니었고, 당시 회사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는데 '하이킥' 때부터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에너지를 한 곳에서 쏟아붓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근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연기를 할지 고민하는 찰나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만났다. 그때는 연극배우 선배들이 많았는데 거기서 또 다른 에너지를 받았다. 거기서도 느낀 게 너무 많고, 연기를 내가 좀 더 진지하게 대하고, 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주인공에 엄청난 욕심이 있는 타입이 아니라서 작은 역할이라도 캐릭터가 너무 좋으면 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캐릭터에 더 욕심이 난다. 그렇게 차근차근히 하다 보니까 너무 운 좋게도 김지운 감독님의 선택을 받게 됐다"고 웃었다.

정수정은 "김지운 감독님이 촬영 중에 '잘했어'라고 어깨를 토닥여 주신 적이 있는데 그 한 마디가 저한테 확 와닿았던 것 같다. '그래도 민폐는 끼치지 않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 다 찍고도 정말 잘 해냈고, 내 몫은 다한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저한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터닝포인트였다면, '거미집'은 제 배우 커리어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수정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은 예고하기도. 그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고, 다 하고 싶다. 멜로는 아직 안 해본 것 같다"고 웃으며 "가수 활동은 일부러 안 하는 것도 아니고 타이밍이 안 맞았다. 생각이 없지는 않다. ('연기돌'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는 시대인 것 같고. 다 할 수 있으면 너무 좋다. 가수와 배우는 다르지만 많은 도움이 된다. 가수 활동 당시 팀 활동에 대해 배웠고, 연기도 저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춤을 췄던 것도 액션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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