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재도전’ 바이든 숨통 조이는 고유가 …월가 “국제유가 100달러 시간 문제”
27일 WTI 장중 95달러 돌파
美재고 급감에 13개월만 최고
월가 “비축유 풀어도 모자라”
미국 최대 저장소 운영 위기
재고 2000만 배럴 밑돌 판
이날 유가를 끌어올린 배경은 미국 주간 원유 재고가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줄었다는 집계가 나온 점이다. 같은 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발표를 보면 이달 22일로 끝난 주간 원유 재고는 직전 주간 대비 216만9000배럴 줄어 총 4억1628만7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6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며 직전 주간 재고 감소폭(213만5000배럴)보다도 더 크다는 점에서 미국 원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쿠싱 원유 재고는 94만3000배럴 감소한 결과 약 2200만배럴을 기록했다. 재고가 7주 연속 줄어든 결과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사상 최저 수준에 한 발 더 다가선 상태다. 일본계 투자사인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야거 연구원은 “지난 2014년 이후 쿠싱 원유 재고가 2000만 배럴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면서 “현재 재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쿠싱 저장소 운영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오클라호마 주에 있는 쿠싱은 WTI 선물 운송 거점지로 미국 최대 원유 저장 시설이 있다.
이달 들어 유가가 눈에 띄게 급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계 투자사 ING그룹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 책임자는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다만 OPEC+가 감산 정책을 완화하지 않는 한 어떤 돌파구가 나오더라도 단기 효과만 낼 뿐 유가 상승세를 통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 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세계 각국 정부가 유가를 낮추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추가로 모멘텀 매수세가 따라붙어 유가가 일시에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2024년 재선에 도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유가가 떨어지기를 바라겠지만 이전처럼 전략비축유를 풀더라도 이미 한 차례 방출한 후 재고가 크게 줄어든 시점에서는 추가 방출 효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멘텀 매수란 상승세를 탄 종목이나 상품을 집중 매수해 시세를 끌어올린 후 차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에는 전세계적으로 하루 최대 300만 배럴 공급 부족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 감산과 달러 강세, 고금리 지속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체이스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에서 화물 운송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탓에 지난주 전 세계 운송 연료 소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OPEC+는 지난해 11월부로 하루 20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일부 산유국이 자발적 감산을 발표해 시행 중이다. 이달 5일 OPEC+(OPEC과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자발적 원유 공급 감축 기한을 올해 9월 말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현재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을 진행 중인데 이를 오는 12월까지 연장하면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최근 2년 새 최저 수준인 900만 배럴이 된다. 러시아 역시 하루 30만 배럴씩 수출을 줄이기로 한 데 이어 지난주 들어서는 가솔린·디젤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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