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잘 할 때만, 그래도 오늘은…" 대표팀 동생 떠나기 하루 전, 2군에서 올라온 형이 빵 터졌다

정현석 2023. 9. 28. 13: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형제의 통화.

짜릿짜릿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냈을 때 형에게 종종 전화를 했다.

이번에는 형이 맹활약으로 동생이 다른 용건으로 전화할 일을 만들었다.

"동생이 자기 잘할 때만 전화한다. 그러면 '잘했다 축하한다'고 말해준다"고 말하는 속 깊은 형이 잘한 날.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2회초 한화 박정현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24/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형제의 통화. 통상 자매 만큼 잦지는 않다. 수다스럽기도 어렵다.

한화 내야수 박정현(22)과 KT 투수 박영현(20) 형제도 마찬가지. 통화는 어쩌다 한번, 야구 잘 하는 동생이 잘 할 때다.

형보다 먼저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자랑스러운 동생. 폭풍성장 끝에 프로입단 두 시즌 만에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28일 항저우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자격이 충분하다. 소속팀 KT 불펜 에이스를 넘어 리그 전체 홀드 1위다.

누적기록이라 아시안게임 공백기 여파를 무시할 수 없지만 놓칠 생각이 없다. 부지런히 팀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으며 32홀드를 모았다. 2위 SSG 노경은(24홀드)와 8개 차. 쉽게 추월당할 거리는 아니다. 짜릿짜릿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냈을 때 형에게 종종 전화를 했다. 편하게 자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각별한 상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2회초 한화 박정현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24/

출국 하루 전. 이번에는 형이 맹활약으로 동생이 다른 용건으로 전화할 일을 만들었다.

27일 대전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교체출전, 날카로운 배팅으로 2타수2안타를 기록한 그는 2차전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결정적인 홈런으로 벤치 믿음에 부응했다.

문현빈의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깬 4회말. 삼성 선발 황동재의 초구 가운데 높은 126㎞ 슬라이더를 거침 없이 당겼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며 2-0 리드를 안기는 한방. 시즌 초인 4월19일 두산전 이후 161일 만에 터뜨린 시즌 2호 홈런. 적시 2루타를 치고 3루에서 주루사 하며 끊길 뻔 했던 팀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게 해준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1차전에서 대패한 한화는 이 홈런 덕에 4대0으로 승리하며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6월19일 이후 96일 간 2군에 머물던 박정현은 지난 23일 콜업됐다.

1군 무대를 다시 밟은 뒤 3경기 연속 안타. 8타수4안타 1홈런1타점1득점. 스윙 자체가 자신감이 넘친다. 주위에서 '왜 그렇게 세게 치냐'고 물을 정도.

중계 인터뷰에서 그는 "풀스윙 하는 게 아니고 제 스윙 하는 것"이라며 웃은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팔 위치를 낮추고, 타격코치님과 히팅존을 설정하고 연습하면서 투수와의 싸움이 괜찮아졌다"고 자신감 잇는 스윙 비결을 설명했다.

"시즌 초반에 기회가 많았는데 제가 많이 못해 원망스럽다"고 말한 박정현. 하지만 그에게는 찬란한 내일이 있다. 야구 잘하는 피는 형제를 관통해 흐른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26/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김주원과 박영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26/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소집 훈련, 투수조 박영현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23/

"동생이 자기 잘할 때만 전화한다. 그러면 '잘했다 축하한다'고 말해준다"고 말하는 속 깊은 형이 잘한 날. "오늘은 (전화)하지 않을까요?"라며 웃은 그는 "항저우 가서도 다치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동생에게 남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