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트럼프 빠져 맥빠진 공화 토론…7인, '트럼프대안' 부각 경쟁

김동현 2023. 9. 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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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공격하며 난타전…이번에도 '정치신인' 라마스와미에 포화
크리스티, '트럼프 저격수' 과시…디샌티스도 트럼프공격 본격화
美 공화당 대선 경선 2차 TV 토론 (시미밸리[美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선 후보 경선 2차 TV 토론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전 상원의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2023.9.28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한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7명이 27일(현지시간) 두 번째 TV 토론에서 격돌했다.

압도적 격차로 선두를 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도 불참함으로써 토론은 다소 맥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대신 7명의 주자는 자신이 '트럼프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자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7명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트럼프에 못 미치는 절박한 상황을 의식한 듯 주자들은 상대방의 발언을 계속 자르고 끼어들었고, 사회자의 제지에도 동시에 목소리를 높여 토론이 여러 차례 중단되는 등 난전을 벌였다.

지난달 열린 첫 토론에서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과격한 발언 등으로 예상외로 관심을 받은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번에도 다른 주자들의 공동 표적이 됐다.

그는 공화당 내 화합을 강조한 레이건 정신을 언급하며 "이 무대에 있는 이들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팀 스콧 상원의원은 라마스와미가 과거에 운영했던 제약사가 2018년 중국 국영 투자기업과 협력 관계를 발표한 것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라마스와미는 이후 중국의 위험을 인식하고 더 이상 거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주자들은 라마스와미가 중국공산당과 사업했다고 비판했다.

라마스와미는 미국에서 인기가 많지만, 안보 우려가 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왜 가입했느냐는 질문에 선거에서 이기려면 젊은 미국인들에 다가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정치)신인이라서 당신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신들 눈에는 내가 좀 서두르고, 어쩌면 야망이 있고, 때로는 모든 것을 아는 체하는 젊은이로 보일 텐데 난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너무 화가 난다. 틱톡은 가장 위험한 소셜미디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라며 "난 솔직히 네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좀 더 바보가 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마스와미가 해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우리는 너를 믿을 수 없다"는 말을 구호처럼 반복했다.

美공화당 대선 후보 2차 TV토론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선 후보 2차 TV 토론을 개최했다. 사진은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2023.9.28

라마스와미는 다음 주제인 우크라이나 지원에서도 "푸틴이 사악한 독재자라고 해서 우크라이나가 선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주자들과 각을 세웠다.

헤일리 전 대사는 "러시아의 승리는 중국의 승리다. 당신이 중국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었다"라고 꼬집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갖게 하면 그건 중국에 대만을 가지라는 청신호"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도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대고 있고, 이란은 러시아에 더 정교한 무기를 공급하며, 이제 북한도 그러고 있다"면서 이 모든 문제가 연결됐는데도 일부 주자가 무대에서 보여준 "순진함"이 놀랍다고 말했다.

반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지원을 끊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으면서도 "백지 수표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을 자제해온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토론에서 태세를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조 바이든은 어디 있나? 그의 지도력이 완전히 부재하다"면서 "또 누가 부재한지 아느냐? 도널드 트럼프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밤 (토론)무대에 있어야 했다. 그는 재임 기간 국가 채무를 7조8천억달러 늘려 우리가 당면한 인플레이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2위를 기록하며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거론된 디샌티스 주지사는 기대만큼 트럼프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자 최근 트럼프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反)트럼프노선을 견지해온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예외 없이 '트럼프 저격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가 겁먹어서 토론을 피하려(duck)한다며 "계속 그러면 누구도 너를 도널드 트럼프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널 '도널드 덕'(Donald Duck·디즈니 케릭터·'토론을 회피하는 도널드'라는 의미)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는 토론 마지막 순서로 각자 종이에 누구를 가장 먼저 탈락시킬지 적으라고 주문했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가 "그건 여기 후보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라고 지적해 무산됐지만, 크리스티 전 주지사 혼자 이름을 적는 모습이 포착됐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토론에 불참해 유권자를 존중하지 않았고, 공화당을 분열시켰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먼저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라마스와미는 "트럼프는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말했고, 여러 주자가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회자가 토론을 끝냈다.

美공화당 대선 후보 2차 TV 토론 (시미밸리[미 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대선 후보 경선 2차 TV 토론을 개최했다. 사진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2023.9.28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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