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까지...집요한 상철과 뇌피셜 영철에 시청자도 지친다('나는 솔로')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9. 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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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청률 기록하고도 비호감 전락할 위기 놓인 ‘나는 솔로’ 16기

[엔터미디어=정덕현]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선택 해줬으면 좋겠어? 안 해줬으며 좋겠어?" ENA, SBS플러스 <나는 솔로>가 상철의 개미지옥 같은 무한반복 확답 요구의 늪에 빠져버렸다. 최종 선택을 앞둔 바로 전날, 상철은 영숙과 영자 사이를 계속 오가며 똑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두 사람을 모두 마음에 두고 있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보다는 50대50이라고 말하는 상철은 최종 선택에 있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먼저 확답을 주는 쪽을 선택하려 했다. 하지만 영숙도 영자도 확답을 주지 않았고, "마음 가는대로 하라"고 말했지만, 상철은 듣지 않았다.

영숙은 그런 무한반복 질문에 화를 내다가도 또 그게 그렇게 싫은 것만은 아닌 듯한 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결국 지쳐버렸다. 차분하게 상철과 이야기를 하던 영자 역시, 그가 계속 영수 이야기를 꺼내 자신과 비교하자 "그만 하라"고 했고, 말을 끊고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상철의 집요함은 시청자들도 지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엉뚱한 매력이라 여겨졌지만, 집요한 질문 공세는 이 인물이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건 매력이 아니라 스토커 같은 느낌을 줬고,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낀 이유였다.

지나치게 길게 이어진 영숙과 영자를 오가며 벌이는 상철의 질문을 제작진은 편집하지 않고 담아냈다. 그것이 이 인물을 어떻게 비춰주게 할지 모르는 바가 아니었을 게다. 스튜디오에서 이 영상을 보며 코멘트를 하는 MC들도 마찬가지였다. 상철이 최애 캐릭터라고 얘기해왔던 데프콘마저 "마취총 없냐"고 얘기할 정도로 상철의 집요한 질문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이 상황에 영철의 '뇌피셜' 또한 얹어졌다. 그는 특유의 "나니까"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영자에게 상철과 데이트를 하고 하는 것이 진심이냐 아니면 "방송분량 때문이냐"는 무례한 질문을 던졌다. 또 상철을 불러내서는 본만의 뇌피셜로 "영숙은 마음이 떠났다"는 말을 단정적으로 해버렸다.

영철의 뇌피셜은 이미 잘 되어가던 광수와 옥순 사이의 관계를 부숴버린 전적이 있었다. 괜스레 광수에게 옥순의 마음이 영수에게 가 있다는 말로 그를 흔들었고, 나중에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음에도 영철은 자신이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일종의 '확증편향'의 성향을 보이는 영철의 이런 행동들은 '남일'에 참견해 그 관계를 무너뜨리는 빌런처럼 영향을 미쳤다. 시청자들도 MC들도 그가 등장해 "나니까"라고 할 때, "도대체 영철이 뭔데?"라고 반문을 던지게 된 이유다.

결국 이 최종 선택 전날 밤의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게 상철의 무한반복과 영철의 뇌피셜로 채워졌다. 벌써 16기의 방송분량은 10회 차를 지나고 있고 다음 회에 최종 선택이 나올 예정이라 11회 혹은 그 이상이 될 예정이다. 보통 <나는 솔로>의 기수별 회차가 8회 정도라는 걸 생각해보면 반응이 폭발한 16기의 방송분량은 무한정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나는 솔로> 16기는 10회 차에 이르러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4.05%(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것. 하지만 방송분량이 늘어나면서 다소 질질 끄는 지루함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상철의 무한반복 질문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출연자들도 시청자들도 MC들도 지쳐간다.

이 상황에 정숙이 상철에게 던지는 일갈은 그래서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것만 같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내 마음을 완전히 다 표현해도 이 사람이 커리어를 싹 다 버리고 따라올까 말까인데, 내 마음은 네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느 미친 여자가 그걸 선택하겠어?" 어느 정도는 귀엽게 캐릭터로 바라봐줄 수 있지만 지나치면 비호감이 될 수 있다는 건 상철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프로그램에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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