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尹정부, 日에 과거묻지 않듯 남북문제도 획기적 풀어야”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9. 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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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인도지원 앞장선 법륜 스님
美워싱턴특파원들과 ‘즉문즉설’
북한 핵역량 위험하지만 방치돼
“핵동결시, 북미 정상화” 빅딜 제언
한미일 협력 유지에도 도움될 것
韓정치 갈등은 개인 문제 아니고
권력독점탓 죽기살기로 싸우는 것
“해결 책임은 결국 대통령에 있어”
강연차 미국을 방문한 법륜 스님이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한 식당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 ‘즉문즉설’을 통해 환담하고 있다. <워싱턴 공동 사진취재단>
“일본에 과거를 묻지 않고 획기적으로 한일 관계를 풀었듯이 남북문제도 획기적으로 풀어버리면,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미·일에) 편중된 정책에서 벗어나 과감한 외교정책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입니다.”

20여년간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법륜 스님이 강연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한 식당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의 ‘즉문즉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30년 전보다 위험해졌지만 아무 제약없이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러시아 군사기술이 북한에 유입되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며 “북·러 군사협력이 2~3년 지속되면 북한의 군사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이를 막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러나 북한이 조만간 비핵화 대화테이블로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법륜 스님은 4년 전에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국제적 왕따였던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분열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라는 뒷배를 갖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북한의 외교적 입지도 넓어졌다는 뜻이다.

법륜 스님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당장 북한의 핵 역량을 동결이라도 시켜야 한다”면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이어 “북한 핵 동결을 조건으로 북미 관계를 정상화해서 핵 위험을 우선 막는 게 중요하다”면서 과감한 ‘빅딜’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 정권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한미일 협력기조를 지속하려면 한미 모두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륜 스님은 “미국은 한미일 협력을 얻었지만 한국 내 한일관계 개선에 반대 여론이 많다”며 “정부가 바뀐 뒤에도 한미일 협력을 유지하려면 남북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중러에서 핵심 연결고리인 북한을 빼면 3국 공조를 늦추고 거꾸로 한미일 협력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봐도 신냉전 구도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유리하다고 부연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매년 미국 정부, 의회, 싱크탱크 관계자를 두루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북한 주민 2500만명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 지원을 받게 된다면 가장 먼저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백신과 의약품 반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법륜 스님은 한국 사회 갈등과 관련해 “양극화로 인한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러한 현상을 인정하고 통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정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권력이 독점되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른 대안으로 다당제와 비례대표제 확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국무위원에게 분산, 지방분권 강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갈등 원인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해결 책임은 결국 대통령에게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달부터 총 38일간 유럽, 남미, 미국 등 21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23차례 강연했다. 또 온라인 법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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