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뇌관’ 초대형 개발사 헝다 상폐 위기…회장 붙잡히고 주식 거래 또 중단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3. 9. 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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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청산 심리 앞두고
홍콩거래소, 거래 중단 공지
공산당 아우른 최고의 인맥
쉬 회장도 사실상 구금 상태
쉬자인 헝다 그룹 회장 / 사진출처 = 봉황망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 한 가운데 선 헝다(에버그란데)가 주식 거래 재개 한달 만에 또다시 거래가 중단됐다. 전직 최고위 경영진과 창업자가 구금된 가운데 신규 채권 발행과 채권단과의 부채 재조정 협상 마저 발 묶인 가운데 주식 거래가 돌연 중단되자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은 헝다 주식 상장 폐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모양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증권거래소는 헝다 그룹과 헝다 부동산 서비스, 헝다 전기차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고 공지했다. 특히 헝다 그룹 주식은 지난달 말 17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중단된 셈이다. 거래소는 별다른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 중단 소식은 쉬자인 헝다 그룹 창업자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구금돼 중국 경찰 감시를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은 다음 날 나왔다. 쉬 회장은 이달 초 중국 경찰에 연행돼 지정된 장소에서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지 감시는 공식적인 구금·체포와 달리 기소를 예고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쉬 회장과 외부의 소통을 사실상 차단한 조치다. 앞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샤하이쥔 전 헝다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롱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국 당국에 구속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난한 나무꾼의 아들로 태어난 쉬 회장은 지난 1996년 광둥성 광저우에서 헝다를 설립했으며 한 때 중국에서 가장 인맥이 좋은 인물로 꼽혔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동산 단속 정책 희생자가 됐다. 쉬 회장은 30년 넘게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며 막대한 차입 경영을 통해 부동산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며 한때 아시아 2위 부자까지 올랐고 전기차에서부터 생수, 축구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중국 정책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참여했고 2013년부터는 정협 전국위원회 상무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연례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고, 올해에는 정협 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회장의 재산은 달러를 기준으로 2017년 420억달러에서 최근 약 18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21년 말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경영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헝다는 채무 구조조정 차질 등 연이은 악재 탓에 회생 노력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헝다의 총부채는 위안화를 기준으로 2조3900억위안에 달하며 6월 말 기준 채무 초과액은 6442억위안에 달한다. 헝다 계열사인 헝다 부동산그룹은 전날 공시를 통해 25일까지 지급해야 할 역내 채권에 대한 원금·이자 40억 위안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헝다 그룹은 신규 채권 발행도 금지당했다. 회사는 “핵심 자회사 헝다부동산이 정보 공시 위반 혐의로 증권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신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25~26일 예정됐던 317억달러 규모 역외채권 재조정을 위한 채권자 협의도 다시 연기했다. 회사는 다음 달 30일 홍콩 법원에서 회사 청산 여부 결정을 위한 심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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