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SK가 HBM 1등이 된 이유

이재윤 기자 2023. 9.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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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도전'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5세대 HBM 양산이 시작되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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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사무소에서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 곽노정 사장(사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도전'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 철학이다. 최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고, 이듬해 세계 최초로 HBM 신제품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됐다.

HBM 시장은 AI(인공지능)·빅데이터 수요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2027년 51억7700만 달러(6조8000억원)로 연평균 36%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부터 2025년까지 HBM 시장 규모가 연평균 45%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5세대 HBM 양산이 시작되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반도체기업 AMD의 로먼 키리친스키 메모리 제품 부문 부사장은 "HBM 메모리를 지속 개발해내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HBM개발은 2008년 AMD가 게임용 메모리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게임 시장이 커지고 있던 가운데 AMD는 CPU(중앙처리장치)보다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 개선에 주력했고, 여기에 맞는 고성능 메모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CPU처리속도의 한계를 GPU로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를 했는데, 메모리 성능이 뒷받침 돼야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세대별 HBM /자료=SK하이닉스


HBM개발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SK하이닉스가 HBM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지 5년 뒤인 2013년 첫 제품이 나왔다. 1세대 HBM은 기존 DDRDDR(더블데이터레이트) 메모리 보다 처리속도가 4배 빠르고, 전력 소비량이 40% 적었지만 시장의 주목을 받진 못했다. 비싼 가격과 발열 문제가 컸다. 특히 그래픽용 GDDR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게임 시장에서도 외면받았다.

개발한 HBM이 묻히는 듯 했으나 AI·빅데이터가 주목을 받으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1세대 HBM 출시이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성능 개선을 진행했다. 올해 8월 개발에 성공한 5세대 HBM3E는 1세대와 비교해 처리속도는 10배 빨라졌고, 용량은 6배 가량 늘었다. 웃돈을 주고라도 HBM을 탑재한 AI용 서버 등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기술적 문제도 해소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과 달리 '개별 포장 후 재포장'하는 방법으로 고질적인 발열 문제의 해법을 찾았다. 5세대 HBM에는 방열 특성을 강화하는 패키지 기술인 스택(Stack) 공법이 쓰였고, MUF(Molded Under-Fill) 소재를 고방열 신소재까지 적용됐다. 이재승 SK하이닉스 HBM디자인 TL은 "면적은 줄여야 하고, 회로는 그대로인데 속도는 높여야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HBM에서 1등을 지켜나가겠다는 포부다. 이재승 TL은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 달성한 것 이상으로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HBM은 당연히 SK하이닉스가 1등이라는 시각이 때로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결국에 우리는 해낼 거라는 자신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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