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장기투자가 고민?…S&P500 이긴 지수 상품 살펴보니
지수별 성과·투자 방법론·투자 가능한 ETF 확인
상장지수펀드(ETF) 장기투자의 핵심은 좋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ETF는 무려 1만1439종목(상장지수증권 포함)에 달한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선별하는 것도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지수는 미국의 대표 시장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다. 지난 1957년 처음 산출한 뒤 현재까지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1만개가 넘는 ETF 중에서 장기적으로 S&P500을 넘어서는 성과를 꾸준히 기록해온 상품도 있다. 비즈워치는 2002년 9월 3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약 20년간 S&P500 수익률을 넘어선 지수 8개를 파악 후 분석했다. 지수는 배당금 재투자를 가정한 토탈리턴(TR) 지수로 확인했다.
경쟁력 높은 기업에만 투자했더니…장기 성과 우수
S&P500은 미국 대표 대형주 500개 종목을 편입한 대표 시장지수다. 주식투자에서 수익률을 비교할 때 가장 많이 비교하는 벤치마크지수로, 내 수익률이 우수했는지 부진했는지를 통상 S&P500을 기준으로 비교한다. 여기에 배당금 재투자를 가정한 S&P500 TR 지수는 지난 2002년 9월 30일 1163.04포인트에서 지난 19일 9599.93포인트로 725% 상승했다. 2003년초부터 2023년초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8%다.
S&P500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ETF는 미국에 상장한 'SPDR S&P500 ETF Trust(SPY)'가 있다. 대표적인 ETF답게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도 상당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SPY를 9억7676만달러(약 1조31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국내 운용사도 S&P500 ETF 상품을 내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이 S&P500 ETF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S&P500 TR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유일하게 갖고 있다.
S&P500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미국 대표 지수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대표 100개 종목을 편입한 나스닥 100지수가 있다. 성장성 높은 기술주를 편입하고 있어 S&P500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비교 기간 지수는 834.24에서 18196.41로 2081% 상승했다. 2003년초부터 2023년초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3.76%에 달했다.
간판 ETF로는 미국에 상장한 'Invesco QQQ Trust(QQQ)'가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운용, KB운용, 한투운용이 나스닥100 ETF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나스닥100도 TR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굴리고 있으며, 키움운용은 환율을 방어하는 환헤지 ETF를 운용 중이다.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진행한 기업에 투자하는 지수의 장기성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NASDAQ Buyback Achievers 지수는 일평균 거래대금 50만달러 이상 주식 중 최근 12개월간 유통 주식의 5% 이상을 소각한 기업으로 구성한다.
비교 기간 지수는 1936.77포인트에서 23238.16포인트로 1100%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2.54%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미국에 상장한 'Invesco BuyBack Achievers ETF(PKW)'가 있으며 국내 상장 ETF는 없다.
'해자(Moat)'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지수도 시장 수익률을 넘어선 성과를 기록했다. 모닝스타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만든 경제적 해자 개념을 토대로 Morningstar Wide Moat Focus 지수를 만들었다.
해자란 적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못을 말한다. 이처럼 경쟁사가 침범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을 구축한 기업을 해자 보유기업으로 본다.
비교 기간 지수는 1000에서 17635.93으로 1664%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3.54%였다.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ETF는 'VanEck Morningstar Wide Moat ETF(MOAT)'가 있다. 국내에서는 한투운용이 유일하게 'ACE 미국WideMoat가치주'를 운용하고 있다.
차별화한 투자전략에 기반한 ETF도 시장을 앞선 성과를 보였다. 미국 시총 상위 1000개 종목 중 '잉여현금흐름(FCF)' 수익률이 우수한 100개 종목을 편입한 Pacer US Cash Cows 100지수는 비교 기간 113.3에서 2615.9로 2209% 상승했다. 2003년초부터 2023년초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5.45%였다.
FCF는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비용 등 자본지출(CAPEX)을 뺀 것을 뜻한다. FCF 수익률은 기업가치 대비 FCF 창출 능력을 비교한 수치다. FCF가 우수한 기업은 향후 설비투자를 더 늘릴 수 있고 배당금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기업 성장 및 주주환원에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미국에 상장한 'Pacer US Cash Cows 100 ETF(COWZ)'가 있다. 국내에는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없으나 유사한 상품이 있다. 'TIGER 미국캐시카우100'로 미국 시총 상위 1000개 종목 중 FCF 수익률이 높은 100개 종목에 투자해 COWZ와 동일한 전략을 사용한다.
주가도 꾸준히 오른 배당성장 기업
배당을 10년 이상 꾸준히 늘려나가면서도 우수한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Dow Jones U.S. Dividend 100지수도 우수한 장기성과를 내고 있다. 해당 지수는 배당뿐 아니라 부채 대비 영업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펀더멘털도 모두 고려하는 지수다. 비교 기간 지수는 1173.55에서 12019.44로 924%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2.10%다.
특히 해당 지수는 최근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상장 ETF인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SCHD)'는 국내 투자자가 4억6415만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는 현재 3종의 ETF가 상장해 있다. 지난 2021년 한투운용이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를 가장 먼저 상장했으며 뒤이어 신한운용이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를, 미래운용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상장했다. 이들 3종 ETF는 총보수가 0.01%로 매우 낮은 편이며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SCHD와 다르게 월배당하는 것이 특징이다.
S&P500지수에 성장&퀄리티 스타일 팩터를 접목한 S&P500 GARP 지수도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S&P500 기업의 3년 주당순이익(EPS)과 주당 매출액(SPS) 성장 평균값 상위 150개사를 고른 후 부채비율과 ROE 상위 75개사를 모아 구성한다.
비교 기간 지수는 246.42포인트에서 3034.46포인트로 1131%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2.18%다.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상장 ETF는 'Invesco S&P500 GARP ETF(SPGP)'이며 국내 상장 ETF는 아직 없다.
S&P500지수 퀄리티 스타일 팩터에 성장이 아닌 고배당을 집어넣은 배당&퀄리티 지수도 탄탄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S&P500 Quality High Dividend지수는 S&P500을 기반으로 ROE, 부채비율을 고려해 200기업을 산출하고 배당수익률 상위 200개 기업을 뽑아 교집합을 이루는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한다.
비교 기간 지수는 284.97포인트에서 3223.4포인트로 1031%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2.35%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미국에 상장한 'Global X S&P500 Quality Dividend ETF(QDIV)'와 'ALPS O'Shares U.S. Quality Dividend ETF(OUSA)'가 있다. 국내 상장 ETF는 없다.
배당금을 25년 이상 꾸준히 늘려온 종목에 투자하는 배당귀족 지수도 안정적인 배당금 효과로 성과를 내고 있다. S&P500 Dividend Aristocrats 지수는 S&P500 지수에 속한 기업 중 주당 배당금(DPS)이 25년 이상 늘어난 종목을 편입한다. 최소 구성종목은 40개로, 이에 미달할 경우 DPS가 20년 이상 늘어난 종목을 차순위로 편입한다.
비교 기간 지수는 433.76포인트에서 4102.91포인트로 846% 상승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1.40%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미국에 상장한 'ProShares S&P500 Dividend Aristocrats ETF(NOBL)'가 있다. 국내 상장 ETF는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이 있다.
과거 20년 동안 S&P500지수를 웃돈 8개의 지수를 확인했으나 중요한 것은 과거의 성과가 미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 굵직한 변수를 거쳐오고도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부분은 해당 지수가 안정적인 성과를 앞으로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여러 전략을 사용하는 지수 가운데 본인 성향에 맞는 지수를 선택해서 투자하면 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성과가 미래 성과를 보장하진 않지만 과거 주요 등락 국면에서 꾸준히 시장을 초과한 수익을 낸 지수는 존재한다"며 "어떤 지수가 시장을 이겨왔는지 왜 이겼는지(방법론)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또 "투자자는 본인의 투자목표나 성향에 따라 맞는 지수를 선택해 투자해야 한다"며 "순수 주가 상승을 노린다면 성장주, 안정적인 배당금을 원한다면 배당귀족, 배당성장주 등을 고려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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