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변서 드론 띄우면 바로 차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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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원자력발전소 드론 방호 훈련이 벌어진 전남 영광 한빛 원전.
상황실 모니터에는 원전 주변 지도가 나타났고, 외곽 어디쯤 드론이 있는지, 드론 기종은 무엇인지, 드론 조종기를 든 조종자는 어디에 있는지 표시됐다.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 주변은 미국 9·11 테러 이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현재 원전 외곽 반경 18.6㎞ 내에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반경 3.7㎞ 내에서는 국방부로부터 비행 승인을 받지 않으면 드론을 띄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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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후문 1시 방향 3킬로미터 앞 드론 2기 출현. 휴대용 재머 방사 준비!"
지난 12일 원자력발전소 드론 방호 훈련이 벌어진 전남 영광 한빛 원전. 후문 상황실 근무자의 무전기를 통해 원전 외곽에 드론이 나타났다는 내용이 종합상황실로부터 전달됐다.
상황실 모니터에는 원전 주변 지도가 나타났고, 외곽 어디쯤 드론이 있는지, 드론 기종은 무엇인지, 드론 조종기를 든 조종자는 어디에 있는지 표시됐다.
상황전파 이후 1분도 채 안 돼 원전 외곽 방호 요원인 특경대원이 끝이 뭉툭하게 막힌 총처럼 생긴 전파교란 장치 '재머'를 들고 후문 쪽으로 나타나 무전에서 가리킨 방향으로 겨눠 섰다.
곧이어 청원경찰들도 총기와 재머를 들고 주변에 배치됐다.
"드론 500미터 앞 접근. 재머 방사!"
명령이 떨어지자 작게 '삐~'하는 고주파 소리가 들리나 했더니 "드론 2기 모두 작동불능. 방사 중지"라는 상황실 무전이 뒤이어 전파됐다.
재머의 방해전파를 받은 드론이 작동불능 상태가 돼 애초 출발지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기지 외곽으로 나간 군 기동타격대가 드론 조종자를 검거하고 작동 불능된 드론도 회수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이날 훈련은 원전에서 드론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 주변은 미국 9·11 테러 이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현재 원전 외곽 반경 18.6㎞ 내에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반경 3.7㎞ 내에서는 국방부로부터 비행 승인을 받지 않으면 드론을 띄울 수 없다.
실제 원전 주변 도로 등에는 비행금지구역을 알리는 입간판과 현수막이 곳곳에 부착돼 있다.
하지만, 원전 주변 해안 등지에서 레저용 드론 등을 무단으로 띄우는 사례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빛 원전에서는 올해 3차례 기지로 향하는 드론을 향해 재머를 방사했다고 원전 관계자는 전했다.
2019년에는 한빛 원전에서 1~3㎞ 떨어진 한 해수욕장에서 두 달간 8차례에 걸쳐 드론을 띄운 4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원전 주변 무허가 드론 비행이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는 물론,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고리, 새울, 월성, 한울, 한빛 등 국내 5개 원전 주변에서 드론 비행을 탐지할 수 있는 RF 스캐너와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파 교란 장치 재머 도입을 마무리했다.
특히 재머는 드론 조종 신호나 고도·위치정보 신호 전파를 교란해, 해당 드론을 상공에 머무르게 하거나 원위치로 돌아가게 하거나 추락하게 만든다.
이날 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평가한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관계자는 "드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를 이용한 테러 위협도 커지는 만큼 탐지·퇴치 기술과 장비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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