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강동원, “점 봤는데 잘된다고 하니까 기분 좋더라”[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우 강동원은 40대에 접어들면서 한층 여유로워졌다. 스스로 아저씨라고 부르며 세월의 흔적을 거부하지 않는다. 다른 행성에서 막 도착한 비현실적 외모와 비주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강동원. 그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더 넓은 세계와 더 높은 곳으로 비상을 꿈꾼다.
신인감독과의 작업은 언제나 설레고 즐거워
강동원은 유독 신인감독과 인연이 깊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의형제’ ‘검은사제들’ ‘검사외전’에 이어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김성식 감독)에 이르기까지 신인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새로운 지점이 있어요. 에너지가 넘치고 재미있는데다 기대도 많이 되죠. 김성식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영화의 비주얼 아트를 보여주더라고요. 이 정도면 잘 나오겠다 싶었죠. 제작사 외유내강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요.”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구조’
그는 시나리오에서 ‘구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의 구조가 튼튼하면 마음이 기울어진다.
“‘천박사’는 기승전결이 확실했어요. 코믹하게 시작해서 미스터리가 일어나고 반전이 생기면서 장르적인 변화가 오죠. 그런 가운데 과거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적을 마주하게 되고 물리치는 이야기잖아요. 그 과정이 전체적으로 매끄로웠어요.”
그는 2005년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를 찍을 당시 하루에 윗몸일으키기를 1,000개씩 했다. 2009년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에서도 액션 본능을 뽐냈다.
강동원은 ‘천박사’에서 긴 팔과 다리를 이용한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내며 퇴마 판타지 장르에 어울리는 액션을 펼쳐냈다. 김성식 감독의 말처럼, “아름다운 피사체”였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생각보다 액션이 많더라고요. 특히 뛰는게 많았어요. 산 속에서 열심히 뛴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기자시사회에서 보니까 통으로 편집됐더라고요(웃음).”(실제 김성식 감독은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강동원이 1박 2일동안 구두 신고 산 속을 뛰어다녔는데 편집에서 부득이하게 삭제했다고 말했다.)“
박정민, 혼자서 쇼를 하는데 너무 재미있어
이 영화엔 배우 박정민이 선녀무당으로 특별출연한다. 혼자서 그 짧은 시간에 버라이어티한 연기를 펼치는데, 관객의 배꼽을 쥐게 만든다.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앉아서 지켜보잖아요. 혼자 쇼를 하죠(웃음). 어찌나 잘하던지 깜짝 놀랐어요.”
그에게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연기를 좋아한다. 호러 장르에 대한 애착도 크다. 극단적으로 오가는 감정을 연기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종교도 없다. 2015년 미스터리 호러 ‘검은사제들’을 촬영할 당시, 무속신앙을 알아보고 싶어 무당을 만난 적은 있다. 점을 봤냐고 물었더니, “잘된다고 하더라. 기분이 좋았다”면서 웃었다.
“처음 연기할 땐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30대 중반 이후부터 없어지더라고요. 점점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단점을 보완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무엇보다 모든 스태프가 하나가 되어 같은 목표로 달려가는게 좋아요.”
40대엔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
그는 프로듀서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그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다. 강동원은 "현재까지 몇 편의 작품을 프로듀싱했고, 곧 제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작품을 더 많이 남기고 싶어요. 좀더 글로벌하게 일하면서 프로젝트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전 세계의 재능있는 분들이라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미국 에이전시와도 계약해서 일하고 있거든요. 40대에는 더 열심히 일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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