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5색' 현장경영…총수들은 연휴 어떻게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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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휴는 특히 사업 점검과 내년 경영 구상은 물론, '민간 외교관'으로서 두 달 남은 엑스포 유치전까지 있어 보다 숨 가쁜 일정이 될 전망입니다.
재계에 따르면 과거 명절 연휴 기간을 활용해 자주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연휴에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2일 재판에 출석한 이 회장은 다음달 13일까지 20일 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멕시코의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 등을 방문하고, 파나마에서 중남미 지역 법인장 회의를 여는 등 보름간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출장 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01년 경영에 참여한 이후 이 회장은 명절 때면 해외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올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 전환에도 투자 점검 등 미래 준비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올해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출장에 오를 예정입니다. 2030 부산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으로, 각국을 돌며 유치 홍보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가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투표권 보유국을 추가로 돌며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치 지원에 막판까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4차 회의'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의 본격적인 레이스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한 톨도 놓치지 않고 표심으로 거둬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9월 한 달 동안만 뉴욕,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며 "역전의 발판을 확고하게 구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회장은 "각국은 유치 교섭 과정에서 논의되고 약속했던 협력 의제에 대해서 우리의 진정을 궁금해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과감하고 신속하게 검토하고 실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이 성과를 관리해서 수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국회, 민간, 주요 인사들이 힘을 실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은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에는 다음달 열리는 'CEO(최고경영자) 세미나' 준비를 비롯해 경영 현안을 점검하면서 짧은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을 방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번 연휴에는 별다른 국외 일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회장은 국내에 머물면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 등 전기차의 하반기 해외 시장 출시 등 그룹 주요 현안과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계획 등을 검토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서 조지아공과대학교와 미래모빌리티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HMGMA 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정 회장이 HMGMA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말 기공식 이후 약 1년 만입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HMGMA 준공 시점을 2025년 상반기에서 2024년 하반기로 최대한 단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다.
재계에선 10월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중동 경제사절단'에 정 회장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동 경제사절단의 주요 목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전이 될 전망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차별적 고객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구 회장은 "미래준비에 있어 시장성과 성장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차별적 고객가치에 보다 집중해서 더 절박하게 미래준비에 대한 실행을 가속화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앞서 구 회장이 지난 2019년 취임 후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밝힌 지향점의 연장선입니다.
지난 26일 열린 사장단 회의는 구 회장이 주최한 5번째 회의입니다. 회의에서 구 회장을 포함한 LG 사장단들은 미래준비를 위한 집중력을 더욱 높여가야 할 시기라는 점을 공유하고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구 회장은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하면서 경영 구상에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LG그룹은 다음 달 하순부터 한 달간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열어 경영 실적과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 회장은 과거에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명절에는 한국과 일본의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경영에 집중해왔습니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회장은 지난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 기념식 참석차 찾은 베트남에서도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롯데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새로운 중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신유열 상무는 앞으로 그룹의 양대 축인 화학·유통 사업을 아우르며 그룹 사업 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와 경기 회복 지연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엑스포 유치 전까지 뛰어든 총수들이 어느 때보다도 바쁜 연휴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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