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도 100조원대 비만藥 시장 금맥 캔다…후보는 누구?
[편집자주] 전 세계가 비만치료제에 푹 빠졌다. 삭센다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입소문을 타며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또 마운자로 등 신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으며 관심이 집중된다.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로 체중을 최대 2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놀라운 효능에 세계가 들썩인다.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를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다만 비싼 가격과 함께 요요현상이나 우울증 등 부작용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100조원 규모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약으로 살 빼는' 비만치료제의 시대다.
'삭센다'를 비롯해 '위고비', '마운자로' 등으로 이어진 글로벌 비만치료제 블록버스터의 대성공은 각 사별 시가총액은 물론, 전체 시장규모 전망치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당초 오는 2030년 연간 5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전망되던 시장 규모는 잇따른 흥행 품목 등장에 1000억달러(약 13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잠재력이 배가된 시장 전망에 이미 패권을 잡은 해외 제약사들은 후속 개량형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더는 토대될 수 없는 국내 개발사들 역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전통제약사는 물론, 바이오벤처 간 협업까지 전세계 보건산업 화두로 떠오른 비만 공략을 위해 잰걸음을 내는 중이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해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향후 상업화 단계 부각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한미약품은 비만 관리를 향후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GLP-1 및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과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LA-GLP/GIP/GCG)를 포함한 5종의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LG화학은 유전성 비만 치료제 'LB54640'의 글로벌 2상을 앞두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품목들이 모두 주사제인 것과 달리 먹는(경구용) 품목인 것이 특징이다. 경구제 복용 편의성을 감안하면, 개발 성공시 차별화 된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LB54640의 작용 기전은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 단백질의 작용 경로를 표적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종료된 임상 1상에서 최고용량 그룹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오는 12월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2025년 말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신약개발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DA-1726'을 개발 중이다. GLP-1은 물론 글루카곤(GCG)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 기전의 치료제다. 지난 6월 미국 당뇨학회(ADA)에서 비교군과 유사한 음식 섭취량에도 보다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효과적인 체중 감소는 물론, 혈당 조절까지 기대 중인 상태다. 연내 임상 1상 IND를 제출하고, 내년 하반기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유한양행은 'YH34160' 전임상을 완료하고 1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기존 GLP-1 치료제와 달리 뇌에 존재하는 GDF15 수용체와 합성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최근 노바티스가 같은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포기하면서 유한양행에 걸린 기대가 커진 상태다. 이밖에 아직 초기단계지만 바이오신약과 합성신약 등 2종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해 확보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진입장벽을 협업을 통해 넘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 라파스와 비만치료제 'DW-1022'에 대한 공동 임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 2020년부터 비만치료제를 패치형태로 개발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난 8월 국내 임상 1상 IND를 신청했으며, 식약처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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