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역주행 백아 "지난 5년의 진심이 통하는구나 싶었죠"
'투트랙 프로젝트' 참여하고 신곡도…'방황의 이유 찾다보니 노래가 돼"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요즘 가요계가 말도 많고 시끄럽다고 하지만 '아직 입소문이라는 게 있구나', '5년 동안 음악을 해 온 제 진심이 결국은 통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그 시간을 인정받는 기분이었죠."
2018년 발매한 싱글 '첫사랑'이 올해 초 주요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싱어송라이터 백아(28)가 주목받았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는 말에 한참을 고민하다 이렇게 답했다.
한창 곡이 인기를 끌 당시엔 "당황스럽고 두렵기도 해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그는 다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좋은 감정만 남았다"고 했다.
"그 덕에 또 다음 곡을 쓸 힘을 얻었어요. 아직 입소문이라는 게 있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늘 진심으로 건강한 마음과 좋은 메시지만 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요."
2018년 4월 데뷔곡 '테두리'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백아는 시적인 노랫말과 서정적인 멜로디, 꾸밈없는 음색으로 서서히 팬층을 넓혀온 싱어송라이터다.
당시 '테두리'가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 시즌2에 삽입돼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스타'에 출연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첫사랑'이 올해 5월부터 방영한 '하트시그널' 시즌4에 삽입되며 멜론 인디음악 차트 상위 5위권에 드는 등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다.
백아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어 노래가 덕을 본 것 같다"면서도 "오래된 노래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린다는 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신비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역주행'이라는 건 제 인생에는 없을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그 주인공이 됐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마치 명예로운 훈장을 하나 얻은 것 같네요.(웃음)"
음원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르는 건 음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일이지만, 백아에게 만큼은 먼 얘기였다.
7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다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의 노래를 연주만 하는 게 싫다"는 반항심에 싱어송라이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시 18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때부터 "나는 음악으로 돈은 벌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했다.
"음악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제가 바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매일 보는 음원 차트에 제 노래가 올라오는 것, 음악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 이 두 가지였죠. 왜냐하면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정말 '기본적인' 음악이니까요. 정말 욕심을 많이 내서 '음악이 내 직업이었으면 좋겠다' 정도는 바랐던 것 같아요."
그런 마음으로 데뷔를 한 뒤 5년 동안 총 5장의 싱글과 1장의 미니앨범, 1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꾸준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왔다.
소속사 없이 홀로 음악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힘들 때면 방황하는 마음의 이유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에 부를 노래가 됐다고 했다.
"한 장씩 앨범을 낼 때마다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생겼어요. 근데 그 일들이 저를 무너지게 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러면 한참 방황을 하다가, 내가 지금 왜 방황하는지 그 이유를 찾다 보면 그게 또 노랫말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또 다음 앨범을 내다보니 이제는 힘든 일이 있어도 '일주일 뒤엔 가사가 되어 있겠구나'라면서 버틴 것 같아요."
스스로를 '방구석 음악가'라고 칭한 그는 팬이 생기고 세상으로부터 반응이 오는 것이 새로운 원동력이라고도 했다.
최근 대선배인 가수 윤도현과 같은 곡을 다른 버전으로 선보이는 '투트랙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착한사람 컴플렉스'를 부른 백아는 "조동희·조동익 선배님들의 가사와 곡을 보면서 '가사는 이렇게 쓰는 거구나' 싶었다"며 "위로와 공감이 어렵다고 느끼던 차에 대선배들이 길을 잡아준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기획사 스튜디오잼과 전속계약을 하고 처음으로 소속사를 얻게 된 백아는 최근 새 싱글 '미완성'을 발매했다.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작업도 하며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음악은 사람들의 삶에 없어선 안 되는 존재잖아요. 각자의 이유로 제 음악을 찾아주는 분들에게 언제나 그들의 편이 되어주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wisefoo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검찰 '교제살인 의대생' 사형 구형…유족, 판사 앞 무릎 꿇어(종합) | 연합뉴스
- 8년간 외벽 타고 200만원 훔친 '서울대 장발장'…풀어준 검찰 | 연합뉴스
- '강남 7중 추돌' 운전자 혈액서 신경안정제…'약물운전' 추가 | 연합뉴스
- 도로 통제 중이던 신호수, 트럭에 치여 숨져…20대 운전자 입건 | 연합뉴스
- 공항 착륙 전 항공기 출입문 연 30대, 승객 상해혐의도 집행유예 | 연합뉴스
- "스토킹 신고했는데도…" 구미서 30대 남성 전 여친 살해(종합) | 연합뉴스
- 차 몰면서 행인들에게 비비탄 발사…20대 3명 검거 | 연합뉴스
- 대치 은마상가 지하서 화재…1명 부상·200여명 대피(종합) | 연합뉴스
- '굶주린 채 사망, 몸무게 20.5㎏'…아내 감금유기 남편 징역 2년 | 연합뉴스
-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신뢰 잃은 게 사실…기꺼이 돕고 싶어"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