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서 행복”…北서 추방된 월북미군, 中·韓 거쳐 미국으로 송환중

자진 월북했다가 추방된 주한미군 킹 이병의 사진./AP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7월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을 추방한 가운데, 킹 이병이 중국 단둥과 한국 오산 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킹 이병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킹 이병은 이날 새벽 북중 접경지역으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단둥까지 차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밀러 대변인은 “북한 내의 동선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은 이후 국무부 (전용기인) 아흐메드 항공기에 탑승해 중국 단둥에서 선양으로 날아갔고, 다시 한국의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해 미 국방부로 이송됐다”며 “그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중이며 수시간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킹 이병은 가족을 만나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며 킹 이병이 “집으로 돌아가게 돼 너무 행복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레이신에 있는 킹 이병 어머니의 집 앞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차량에는 '미군 병사의 자랑스러운 부모' 스티커가 붙어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킹 이병은 71일간 북한에 체류하며 북한 당국의 심문을 받았으나 곧바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의 상태에 대해 “정신 상태나 신체 건강 모두 양호하다”며 “항공기에 같이 탄 사람들에게 추가 정보가 있을 수 있으나 아직 그 정보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거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심문은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구금자에 대한 북한의 과거 관행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킹 이병은 27일 밤이나 28일 새벽 미국 텍사스에 도착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브룩육군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국무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며칠 사이 킹 이병을 풀어줄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북한은 킹 이병을 풀어주면서 별다른 요구나 조건을 내걸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과 관련해 어떤 양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킹 이병은 지난 7월 미국에서 징계를 받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이탈해 판문점 견학에 나섰다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돌연 월북했다. 현역 군인 신분인 킹 이병은 월북에 따른 징계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밀러 대변인은 징계 문제에 대해 “국방부에 문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