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장군' 라스푸티차가 돌아온다…우크라에 천재일우 가능성[딥포커스]
라스푸티차 시작되면 동부서 방어 유리…남부 전선 공세 집중해야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지난 6월부터 반격을 개시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군의 견고한 방어선에 가로막혀 제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올가을 '진흙 장군'으로 불리는 일명 라스푸티차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에게 한 달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라스푸티차가 우크라이나군에게 기회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외신들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남부가 가을 라스푸티차로 인한 영향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전략을 세운다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스푸티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지역 등에서 벌어지는 자연 현상이다. 보통 3월 말 해빙기와 10월 초, 토양이 진흙처럼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라스푸티차가 일어나면 웬만한 자동차는 물론이며, 장갑차도 통행이 어렵다.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80%가 비옥하고 수분을 머금고 있는 양이 많아 농업 생산량이 뛰어난 흑토 지대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분 많이 머금을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봄과 가을 토양이 쉽게 진흙처럼 변해버린다.
라스푸티차는 역사적으로 전쟁의 중요한 변수였다.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 당시 라스푸티차로 인해 포병대의 진군 속도가 느려져 결국 실패했다. 나치 독일도 1941년 소련 침공 당시 진흙탕으로 변한 토양으로 인해 탱크 등이 기동하지 못해 패배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병력은 진흙으로 인해 진군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통상적으로 라스푸티차는 1년에 두 번 찾아오지만, 통상적으로 가을보다는 봄에 그 영향이 더 큰 경향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겨울을 매우 춥고 혹독하며, 눈이 많이 쌓인다. 여기에 봄비가 내리면서 흑토 지대는 수분을 흡수한다. 이후 얼어붙은 땅이 녹으면서 진흙탕으로 변하는 것이다.
가을의 라스푸티차는 일일 평균 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질 때 시작된다. 5~7월 내린 여름비로 이미 흑토가 수분을 머금은 상태에서 또 가을비가 내리게 되면서 습도가 높아진다. 이후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수분 증발량이 감소하고 가을 라스푸티차 시즌이 시작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남부는 흑토지대인 북부와 다르며, 기후 또한 비교적 높으므로 라스푸티차가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해 봄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남부 도시인 헤르손과 멜리토폴, 토크막, 마리우폴을 점령할 수 있었다. 키이우와 같은 북부와 비교해 토지가 진흙탕으로 변하지 않아 기갑 부대가 문제없이 기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 초 봄 우크라이나 남부 대부분은 예외적으로 라스푸티차를 경험했다. 겨울에 내린 폭설과 봄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반격 개시를 늦춘 것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남부에서 올가을 라스푸티차가 발생하려면 △늦여름 폭우가 내려야 하며 △일일 기온이 5도 아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가 일찍 다가와야 한다. 다만 올여름 우크라이나에는 여름비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많이 내리진 않았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 전역이 비교적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남부가 라스푸티차 시즌을 겪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라스푸티차, 남부 전선에 공세 집중할 절호의 기회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전선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부에 따르면 남부 자포리자주(州) 베르보베 마을 근처까지 군이 진격했으며, 러시아군이 점령한 토크막과 멜리토폴을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베르보베와 노보프로코피우카 마을을 탈환한다면 멜리토폴로 향하는 핵심 요충지인 토크막으로 진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에서 일부 진전을 거두자 동부 전선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병력이 토크막으로 배치됐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움직임에 대응해 남부 전선에 전력을 더 투입하는 방법 △병력이 일부 빠진 동부 전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방법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두 번째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남부와 아우디우카 남부 일부를 탈환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방문 동안 워싱턴DC에서 미국 언론인들과의 회의 중 "우리는 바흐무트를 탈환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두 개의 도시를 더 점령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우크라이나는 남부가 아닌 바흐무트와 도네츠크 인근의 공세를 강화했을까. 바로 다가오는 라스푸티차 시즌에 앞서 동부에서 최대한 이득을 취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요컨대 우크라이나는 라스푸티차가 다가오기 전 아우디우카와 바흐무트에서 효율적인 방어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태에서 라스푸티차가 다가오면 자연스레 러시아군이 동부에서 쉽사리 공세를 펼치기 어렵게 된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동부 전선에서 여유 병력이 생기게 되고, 이를 남부 전선에 집중 배치할 수 있게 된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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