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탄소배출권’···코스닥 도전하는 이색 기업들 [시그널]

김남균 기자 2023. 9.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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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스타트업 '컨텍', 탄소배출권 1호 '에코아이'
각 최대 463억, 721억 원 공모하는 중형급 종목
11월 초 코스닥 상장 완료 목표
[서울경제]

추석 연휴가 지난 뒤 4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목을 맞는다. 28일 기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총 스무 곳에 달한다. 그 중 상장 예비 심사 단계서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색 기업들이 있다. 우주 항공 산업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컨텍과 1호 상장 탄소배출권 기업 타이틀에 도전하는 에코아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컨텍의 우주 지상국. 사진 제공=컨텍
위성 데이터 분석 토탈 솔루션, 전 세계 유일

컨텍은 2015년 설립된 우주 분야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2002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나로우주센터에서 근무했고 한국형발사체 나로호(KSLV-I)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우주 전문가다.

컨텍은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는 지상국을 구축, 해당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주 지상국 설계·구축·운용부터 위성 데이터 수신·처리·분석·활용을 모두 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공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국내·외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민간이 운용하는 위성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 세계 주요 지점에 우주 지상국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컨텍은 오는 2024년까지 총 15곳의 글로벌 지역에 지상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성 데이터 처리 속도를 고속화해 국가안보, 재난분야,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실시간에 가까운 표준 영상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또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위성 영상 솔루션도 구독형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자 한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공모 규모도 크다. 컨텍은 희망 공모가 범위로 2만 300~2만 2500원으로 제시해 상단가 기준 463억 5000만 원을 모집한다. 최근 코스닥 IPO 종목 공모규모가 대부분 100~2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형급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921억~3238억 원이다.

컨텍은 다음 달 20일부터 5영업일 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30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같은 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일반 청약을 받아 11월 초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신증권(003540)이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컨텍이 기술특례 전형으로 증시 입성에 도전하고 있어 아직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컨텍은 지난해 19억 원의 영업적자, 20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128억 원으로 전년(58억 원) 대비 2배 이상 늘어 2024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우주산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위성이 많아질수록 위성이 지나는 경로에 위성 데이터를 전송받는 우주지상국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우주 개발은 본격적인 개화 단계로 컨텍 등 우주 스타트업의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탄소배출권 상장 1호···공모액도 최대 721억 원

에코아이는 2005년에 설립된 탄소배출권 전문 컨설팅 기업이다. 기업활동이나 생활속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개발한다. 해당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면 국제기구나 민간인증기관 인증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발급받는다. 발급받은 탄소배출권을 법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탄소배출권 수요자에게 판매해 이익을 얻는 사업 구조다.

고효율 취사도구(쿡스토브) 보급사업이 에코아이의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사업이다. 개발도상국에서 활용하는 전통방식의 저효율 쿡스토브를 고효율 쿡스토브로 대체하는 일이다. 고효율 쿡스토브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땔감 사용량을 줄이고 불완전연소로 인한 유독가스 배출을 줄여 산림파괴와 호흡기질환 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가스배관 누설부 보수를 통해 탄소를 감축하는 파이프라인가스(PNG) 누출방지 사업, 산림조림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맹그로브 조림사업 등이 있다.

에코아이는 2018년 GS칼텍스의 쿡스토브 지원사업 협력사를 맡았다. 당시 에코아이 관계자가 미얀마 주민들에게 쿡스토브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제공=GS칼텍스

하나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투자비 조달, 사업계획 수립, 제 3자 검증, 사업유치국 승인, 탄소 배출량 측정 및 검증(MRV), 탄소배출권 발급 등까지의 과정이 길게 이어지는 탓이다. 대신 한번 등록한 감축 사업 프로젝트는 10년 이상의 장기적 매출로 이어지는 특징을 갖는다.

에코아이의 지난해 매출은 533억 원, 영업이익은 1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4%, 14% 증가했다. 올 9월 정부의 배출권등록부시스템상 인증실적 누적 기준 해외 외부사업 인증실적(i-KOC) 분야에서 에코아이의 시장 점유율은 55.3%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초 탄소시장 종합 정보 플랫폼 ‘카본아이’도 에코아이가 운영하고 있다.

에코아이는 이번 공모로 207만 90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 8500~3만 47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721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으로는 해외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2817억~3430억 원이다.

에코아이는 다음 달 19~25일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30~31일 청약을 실시, 11월 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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