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보단 실화의 힘…구관이 명관인 '1947 보스톤'의 미덕① [N초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실화 바탕 드라마 장르 영화들은 100% 창작된 픽션 영화와 비교할 때 그 울림의 깊이가 다르다는 평을 듣고는 한다.
추석 시즌 한국 영화 중 유일한 실화 바탕의 작품인 '1947 보스톤' 역시 그런 의미에서 힘이 있는 작품이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려야만 하는 국가대표들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국뽕 영화'라는 수식어를 씌우기도 하지만 '1947 보스톤'이 그려내는 드라마는 단순히 '국뽕'이라고 치부할만큼 맹목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실화 바탕 드라마 장르 영화들은 100% 창작된 픽션 영화와 비교할 때 그 울림의 깊이가 다르다는 평을 듣고는 한다. 실존 인물들의 사건을 뉴스나 역사 책에서 '팩트'로만 접했던 관객들은 그 시절 그 사건의 이면 안에서 분투했던, 우리와 다르지 않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체험하고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예컨대 '택시운전사' '변호인' 같은 영화들은 80년대를 살아갔던 평범한 소시민들이 절대 권력의 횡포 속에서 각성해 가는 과정을 담아내 오늘을 살아갈 때 우리에게 요구되어지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국가대표'나 최근 개봉했던 '리바운드' 등 실화 바탕 스포츠 드라마들은 스포트라이트 바깥에 있던 '언더독'들의 반란을 그려내며 보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줬다. 이 작품들은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을 뿐 아니라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었다는 점이 영화가 드러내는 주제에 힘을 실어주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해 설득력을 얻었다.
추석 시즌 한국 영화 중 유일한 실화 바탕의 작품인 '1947 보스톤' 역시 그런 의미에서 힘이 있는 작품이다. 지난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47년 보스톤에서 열린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서윤복선수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당시 베를린 올림픽에 일장기를 달고 출전했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이 해방 후 미 군정 시기, 후배이자 제자인 서윤복을 데리고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1947 보스톤'은 이제는 잊혀가고 있는 그 시절 마라톤 영웅들의 도전기를 담아내 희망을 전한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달려야만 하는 국가대표들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국뽕 영화'라는 수식어를 씌우기도 하지만 '1947 보스톤'이 그려내는 드라마는 단순히 '국뽕'이라고 치부할만큼 맹목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을 뚫고 나아가는 마라토너들의 투지와 정식 국가가 세워지기 전임에도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던 그 시절 국민들의 모습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 날의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을 만큼 설득력과 감동이 있다.
영화의 설득력과 감동을 배가시켜주는 요소는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다. 개봉 전부터 손기정의 '닮은 꼴'로 화제가 됐던 연기파 배우 하정우는 개인적인 한과 시대적 상처를 간직한 전직 국가대표 마라톤 손기정을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열연이다. 손기정 보다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마라톤 영웅 서윤복을 연기한 임시완은 그야 말로 물오른 연기를 보여준다. 깡 마른 몸에서부터 배역에 완전 몰입했음을 실감하게 하는 그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열정을 잃고 삐딱해져 가던 청년이 다시 한 번 꿈을 되찾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강제규 감독의 연출은 구관이 명관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 등 여전히 회자되는 한국 영화 명작들을 연출한 스토리텔러 답게 녹슬지 않는 연출 능력을 보여준다. 영화는 적절한 순간에 치고 빠지는 웃음과 감동의 밸런스가 훌륭하며 끝으로 갈수록 감정이 고조되는, 빈틈 없는 짜임새가 돋보인다.
'1947 보스톤'은 지난 27일 개봉했다. 추석 3파전의 큰 축인 이 영화가 경쟁작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구관이 명관임을 증명해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56세 채시라, 한복 차려입고 23세 딸과 무용 무대…미모 모녀
- 100억대 재산 잃고 기초수급자로…한지일 "11평 집에서 고독사 공포"
- 알바女와 결혼한 카페사장, 외도 즐기며 '월말부부'로…"이혼땐 재산 없다"
- '흡연 연습' 옥주현, 이번엔 목 관통 장침 맞았다…"무서워"
- 장가현 "'신음소리 어떻게 했어?' 전남편 조성민 베드신도 간섭"
- 김구라 "조세호가 뭐라고…내가 X 싸는데 그 결혼식 어떻게 가냐"
- '무계획' 전현무, 나 혼자 살려고 집 샀다 20억원 벌었다
- 음식에 오줌 싼 아이, 그대로 먹은 가족…"○○ 쫓는다" 황당 이유
- 세일 때 산 돼지고기, 겉은 멀쩡 자르니 비곗덩어리…대형마트 "실수"
- "짜장면에 면 없다" 환불 받은 손님…뒤늦게 발견하더니 되레 '비아냥'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