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최대 변수는 ‘금리인상’

김현주 2023. 9. 2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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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 고개 들고 있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판단하기엔 '글쎄'
뉴시스
올해 상반기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증가하며 집값이 반등했고, 평균 청약 경쟁률도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이다. 부동산 거래가 아파트에 치중에 있는 데다, 예년에 비해 전체 거래량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또 급매물 소진 이후 호가가 오르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거래량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는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대출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이자 부담 등 증가 집값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비롯해 역전세, 경기 침체 등 집값 하방 압력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적은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수도권과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한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을 포함한 일부 수도권 지역을 중심을 국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지만,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상 폭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값이 강보합에서 소폭 상승 정도를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매매 실거래 통계 기준으로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 지방은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도 마찬가지다. 7월 기준 서울은 전달(1.89%) 대비 1.11% 올랐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올 1월부터 7개월째 상승하며 누적 기준으로 11.17% 상승했다. 지난해 한해 실거래가격 하락폭(-22.22%)을 고려하면 절반가량 회복한 수치다.

반면 지방의 상승폭은 미미하다. 7월에 0.39% 오르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이 1.25%에 불과하다. 지방 아파트값이 지난해 한해 10.66%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회복률도 저조한 수준이다. 지방 광역시도 올해 1~7월까지 상승률이 1.89%에 머물렀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수도권에 주택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집값이 상승하면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경기 과천, 의왕, 용인, 광명, 안산 등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 많은 지역으로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과 비교해 0.07% 올랐고, 경기도는 하락세를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인천은 2021년 12월(0.19%) 이후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 3월 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더샵송도마리나베이(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3억8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과천자이(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10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7억원) 대비 3억원 올랐다.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초부터 제기됐던 역전세난 우려가 잦아들고 있다. 전세 거래량도 증가했다. 올해 1~7월까지 수도권 전세 거래 누계 건수는 9만44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8만8148건) 보다 6265건 늘었다. 다만, 7월 한 달간 전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3만4394건)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매물 소진 이후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매물 공급량이 줄면서 거래 움직임이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가을철 이사 수요가 늘어나면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하반기 전세 도래 물량이 남아 있어 역전세난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 2년 전 고점에 체결한 전세 도량 물량이 있어 역전세난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다"며 "금리 변동성과 지역, 주택 종류, 입주 물량 등에 따라서 전세시장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이 6배 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서울에는 13개 단지, 1334가구(일반분양 기준)가 공급됐다. 청약에 9만198명이 몰려 평균 6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청약 경쟁률 10.9대 1보다 6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1년간 6707가구 공급에 7만3081명이 신청했다. 청약 수요가 몰린 것은 향후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예상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 상승했다. 1순위 청약에서 468가구 모집에 3만7024명이 신청한 ‘래미안 라그란데’의 올해 초 예상 분양가는 3.3㎡당 3000만~3100만원 선이었는데, 실제 3.3㎡당 3285만원에 공급됐다. 앞서 지난 4월 인근에 공급된 ‘휘경자이디센시아’가 3.3㎡당 2930만원으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양가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내달 공급을 앞둔 '이문아이파크자이'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청약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건설 원자잿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분양가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청약 수요가 증가했다"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입지 요건이 우수하고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에만 청약 수요가 집중되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전국 미분양주택은 총 6만1811가구로, 전월 6만3087가구(-4.97%)에 비해 1276가구 감소(-2.02%)했다. 앞서 5월 6만8865가구에서 6월 6만6388가구(-3.59%)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은 9392호로 전월 9041호 대비 351호 증가(3.88%)했다.

수도권은 7676호로 전월 8834가구 대비 1158가구 감소(-13.1%)했다. 지방은 5만4135가구로, 전월 5만4253가구 대비 118호 줄어(-0.21%)들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 5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에서는 집값과 전셋값 모두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급매물이 소진되고, 대출금리 부담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는 부동산 거래 소강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과 모두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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