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소주 최고예요"…K-푸드에 푹 빠진 영국인들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3. 9.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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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한국 김치 수출의 주요 5개국…현지 식당에서는 쌈장·만두 활용 메뉴 출시
CJ제일제당, 장류 등 영국 B2B 매출 연평균 123% 성장…소매 채널도 매년 65%↑
하이트진로 소주, 올해 수출량 전년보다 80% 증가할 듯 "에이슬 인기"
타 문화 수용도 높은 영국, K-컬쳐 붐 타고 한국 음식 인기 급증
런던의 종가 김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현지인들. 대상 제공


영국 유학생 박모(32)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영국에서 달라진 K-푸드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현지인들이 한국 마트까지 찾아와 김치와 같은 한국 식품을 구매하는 일을 쉽게 목격할 수 있고, 한국식 바베큐는 물론 소주까지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전보다 한식당이 엄청나게 늘었고, 한국 마트에 외국인이 늘 붐벼 얼마 전에는 순두부가 품절되기도 했다"며 "삼겹살, 떡볶이, 김치전 같은 음식은 다들 좋아하고, 소주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K-푸드의 위상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영국으로의 한국 식품 수출액은 지난 2020년 7541만 4천달러에서 지난해 8551만 6천달러로 13.4% 성장했다. 올해 8월까지 이미 5426만 6천달러가 수출돼 올해 또다시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영국 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대상은 영국 런던에 종가(JONGGA) 팝업스토어를 열고, 김치 알리기에 나섰는데, 현지 반응은 뜨겁다. 한 방문객은 "강한 향과 강한 맛이 느껴지지만 흥미로운 음식"이라며 "다시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라고 말했다.

종가의 전체 김치 수출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율은 56%에 달하는데,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약 20~30% 가량 수출액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럽 전체에서 영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1이 될 정도로 영국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은 일본, 미국, 홍콩, 네덜란드와 함께 국내 김치 수출 주요 5개국 중 한 곳이다.

대상 관계자는 "영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는 폭이 넓은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고, 유통 채널에서 반응도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영국의 대형 유통채널인 아스다(Asda)와 오카도(Ocado)에서 '비비고 김스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도 김을 활용한 '비비고 김스낵'을 영국 대형 유통채널인 아스다와 오카도에 입점시켰다. 지난해 10월 영국 현지 출시 이후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의 제품을 선보이며 SNS를 중심으로 호평이 이어졌는데, 영국 전역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만두·전통 장류·양념장 등 레스토랑에 주로 납품되는 B2B 상품들은 2020년부터 연평균 123% 급성장 중이다. 퀵서비스 레스토랑 체인 잇슈(Itsu)에서는 쌈장을 활용한 요리를 만나볼 수 있고, 런던의 고급식당인 '더 아이비 아시아'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활용한 한식 메뉴가 출시되기도 했다.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마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공식품들의 매출도 연평균 65%의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영국 시장을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고 현지 공략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은 국가별로 식문화와 유통 환경이 달라 공략이 쉽지 않은 곳이지만, 영국은 소득수준과 타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레디밀(별도의 조리 없이 데워 먹는 식품) 시장이 잘 발달돼 있어 중요한 국가"라고 언급했다.

영국 음악 페스티벌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ALL POINT EAST FESTIVAL)'에 설치된 진로 부스. 하이트진로 제공


한국의 대표 주류 소주도 영국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4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수출량은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 현지 거래선 출고 자료 기준 지난해 현지인 판매 비율이 77%를 기록하는 등 과거 교민 위주의 소비에서 현지인 중심 음용으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영국에서는 일반 소주보다 '에이슬' 시리즈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전체 판매량의 약 80%를 에이슬 시리즈가 차지하고 있으며, 청포도에이슬·자두에이슬·복숭아에이슬 등이 선호되고 있다.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영국의 음악 축제인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하고 '진로(JINRO)' 부스를 설치했는데, 부스 방문객이 약 1만 5천명에 달했다고 한다. 한 방문객은 소주가 영국에서 인기 있는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과일향이 첨가됐음에도 자연스럽고부담스럽지 않은 맛"이라고 답했다. 또다른 방문자도 "한국식 바비큐를 즐긴다면 소주가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영국시장은 차와 음료 문화가 발달하고, 유럽문화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영국 소비자들에게 소주가 훌륭한 술로 인정받고, 판매가 성장해야 유럽 시장 내 한국 소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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