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하사가 “니, 내 누군지 아니”... 한국어대회 가보니
지난 26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는 주한미8군한국군지원단 주최로 주한미군 장병들의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는 예선에 참가한 장병 80명 중 미군 8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미군 장병들은 올해로 70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소개하거나, 한국 영화 속 대사를 따라 하며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이날 대회에서 1위를 한 에르셀 나리오(34) 하사는 영화 ‘범죄도시’의 대사를 발표 중간에 넣었다. 그가 영화 속 조선족 말투로 “니, 내 누군지 아니”라고 하자 관중이 손뼉을 쳤다. 그는 “기쁠 때는 ‘내가 밥 살게’, 아플 때는 ‘밥 잘 챙겨 먹어’, 힘들 때는 ‘먹고살기 힘들지?’라고 할 만큼 한국인은 밥에 진심인 것 같다”며 “한국 음식과 한국어를 모두 좋아하게 된 인연으로 한국인 여자 친구도 생겼다”고 했다.
‘비빔밥과 한미동맹’을 주제로 발표한 네이든 멈퍼드(25) 대위는 2위를 차지했다. 그는 행사장에 내걸린 태극기와 성조기를 가리키며 “이곳에는 두 개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하나”라며 “마치 비빔밥 속 다양한 재료의 식감이 새로운 하나의 맛으로 합쳐지듯, 한미 장병들도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서로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초 예정된 2024년보다 1년 더 한국 복무를 연장하고 싶다며 트로트 ‘무조건’을 불렀다. 그는 “사령관님, 제 연장 신청을 승인해 주십시오! 한미동맹을 위해 무조건 달려가겠습니다”라고 했다.
3등을 차지한 에번 플로레스(29) 대위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갔던 2019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한국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플로레스 대위는 “한국에 오고 나서는 대구 사투리와 표준어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워 한국어를 실생활에서 쓰는 묘미를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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